[사회] 원조 농구 장내 아나운서 '농구할배' 염철호 90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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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7일 농구대잔치에서 오랜만에 장내 아나운서를 맡았던 고인. 연합뉴스

1983년 '점보시리즈'라는 명칭의 농구대회 '농구대잔치'에서 장내 아나운서 역할을 맡았던 염철호씨가 지난 22일 오후 2시50분쯤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3일 밝혔다. 90세.

1935년 1월 15일 함흥에서 태어나 월남한 고인은 서울사대부중 시절 외국인 선교사에게서 농구를 배운 뒤 평생 농구에 헌신했다. 성동고와 중앙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으며 1950년대 말에는 청소년대표로 발탁됐다. 이후 이화여고에서 역사 교사로 재직 중 1968년 농구부 창단 감독을 맡으면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서울은행(서울신탁은행, 현 하나은행), 전매청 농구부의 창단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신용보증기금 농구팀 감독도 맡았다.

아들 염제인씨에 따르면 1983년 농구대잔치가 출범할 당시 "입담 좋은 염철호씨가 맡는 게 좋겠다"는 농구계의 추천으로 한국 최초의 장내 아나운서가 됐다.

언론과 관계가 매끄러워 대한농구협회 홍보이사로 활동했고, 팬들에게도 사인 요청을 받을 만큼 주목받았다. 2008년까지 요청이 있을 때 장내 아나운서로 무대에 올랐고 이후에는 대전에서 농구 꿈나무들을 지도했다.

2008년 9월 부인이 별세한 뒤, 2009년 뇌경색을 앓으면서 더는 농구장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염씨는 "여러 별명 중에서도 '농구 할배'라는 말을 그렇게도 좋아하셨다"고 부친을 회고했다.

고인은 1남 2녀(염제인·염정민·염은민)와 사위 김광욱·박종선씨를 가족으로 두고 있다. 빈소는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은 24일 오전 7시20분, 장지는 대전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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