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평 198㎜ 물폭탄 사망 2명…캠핑 일가족 매몰 등 9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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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새벽 약 200㎜ ‘물 폭탄’이 쏟아진 경기 가평에서 산사태와 급류로 인해 2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이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는 이날 낮 12시 기준 집계된 내용이다. 조종면 마일리에서 글램핑을 하던 40대 부부와 중학생 자녀 등 일가족 3명이 투숙했다가 산사태로 매몰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실종자가 늘었다. 재난 당국은 물난리나 산사태 등 재난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나 아직 소재 파악이 안 된 경우 실종자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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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마일리 한 글램핑장에서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고립된 관광객을 119 구조대원들이 로프를 이용해 구조하고 있다. 이 캠핑장에선 40대 부부와 중학생 자녀 등 일가족 3명이 투숙했다가 산사태로 매몰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가평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 3시 30분을 전후해 조종면 등지에 시간당 76㎜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일 누적 강수량은 오전 9시 30분 기준 197.5㎜를 기록했다. 현재 호우 특보는 해제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44분쯤 가평군 조종면 신상리에서 산사태로 펜션 건물이 무너져 4명이 매몰됐다. 이 중 3명은 구조됐으나 7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4시 20분쯤에는 가평군 상면 항사리 대보리 대보교에서 40대 남성 B씨가 물에 떠내려오다 다리 구조물에 걸려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오전 11시 25분쯤 가평군 마일리 캠핑장에서 텐트가 토사에 매몰됐고, 이 텐트에는 40대 부부와 10대 아들이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재난 당국이 확인 중이다. 또 산하리 계곡지역에서 3명이 실종됐다는 신고도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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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경기 가평군의 한 교육 시설에서 폭우로 고립돼 있던 학생들이 119 구조대와 탈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령리에서는 새벽에 70대 남성이 외출 후 연락이 끊겼고 대보리 낚시터에서 70대 남성이 물에 떠내려갔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항사리에서는 60대 남성 농장관리인이 전화를 안 받는다는 신고가 10시 30분쯤 들어왔다. 상면의 한 수련시설에 있던 종교단체 소속 청소년 등 200여명이 폭우에 고립됐다가 짐도 못 챙기고 119구조대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대피했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사고 지점이나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는 인원수는 현재까지 8명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비가 내린 가평군 조종면 등 일대에서는 현재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실종신고가 폭주하고 있고 아직 현장 상황이 수습 안 된 곳도 많아 인명피해 규모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실종자를 수색 중이나 불어난 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종면 대보교 일대는 이날 오전 2시 40분을 기해 홍수경보가 발령된 후 오전 3시 20분쯤 수위가 심각 단계인 6.4m를 넘어선 뒤 9.2m까지 올라가면서 조종천이 범람했다. 이에 가평군은 주민 대피령을 발령하고 대보교 일대 15가구 주민들을 고지대 비닐하우스로 이동시켰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오전 9시 10분 가평 폭우와 관련, ▶매몰 및 고립자 인명구조 최우선 ▶가용 중장비 총동원해 인명구조 및 수습 지원 ▶누락된 피해지역 없는지 확인 철저 ▶현장 파견 공무원의 안전 확보 등을 긴급지시한 뒤 재해대책본부 보고를 받은 후 가평 대보교 현장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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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새벽부터 집중호우가 내린 경기 가평군 대보리에서 범람한 강물에 휩쓸린 차량들이 부서진 채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가평 현장 방문 후 김 지사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현장을 보니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이 필요한 수준이다. 아침 중대본 회의에서 장관께서도 관련 지시를 했으니 인명피해도 발생한 상황에서 피해액 산정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명백한 추정치로도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오늘 중으로 가평군에 조사팀을 파견하겠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이날 아침 중대본 회의에서 “피해가 커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은 절차와 시간을 단축하여 우선적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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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경기 가평군에서 집중호우로 범람한 강물에 인근 편의점 건물이 무너졌다.연합뉴스

경기지역 산사태 위기경보 ‘심각’ 상향

산림청은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가평을 포함한 경기 지역 산사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위기경보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나뉜다. 산림청은 강우 전망과 지금까지 선행 강우량, 산사태 발생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기 지역 산사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산사태 심각 단계는 대전·세종·충북·충남·부산·대구·광주·울산·전북·전남·경북·경남에, 경계 단계는 서울·인천·강원에, 주의 단계는 제주에 각각 내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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