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평창 고랭지 밭 6만평이 울창한 숲으로…3만 그루 나무심어 힐링공간 만든 건설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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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거문리 해발 750여m 백적산 기슭에 김남성(69) 대표가 조성한 숲의 모습. 박진호 기자
300년 넘은 물푸레나무
“울창한 숲, 잘 관리된 잔디밭. 어른들은 휴식하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노는 공간을 만드는 게 오랜 꿈이었습니다.”
지난 26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거문리. 해발 750여m 백적산 기슭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줄지어 심겨 있었다. 자작나무 1만5000그루, 소나무 5500그루, 단풍나무ㆍ주목ㆍ벚나무 각 500그루, 느티나무 300그루 등 19만8000여㎡(6만평) 땅에 약 3만 그루의 나무가 심겨 있다. 수령 300년이 넘은 물푸레나무도 있다. 용의 형상을 닮은 소나무는 수억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이곳은 원래 배추와 무 등을 재배하던 고랭지 밭이었다고 한다. 이 마을이 고향인 김남성(69) 금성종합건설 대표가 25년 전 3만3000㎡(1만평)를 처음 매입하면서부터 밭은 숲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수년에 걸쳐 서울과 평창을 오가며 주변 농지를 사들였고, 꾸준히 나무도 심었다. 그렇게 황량했던 고랭지 밭은 어느새 울창한 숲으로 바뀌었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거문리 해발 750여m 백적산 기슭에 김남성(69) 금성종합건설 대표가 만든 숲의 모습. 박진호 기자
6년 전 평창으로 이주 숲 가꾸기 전념
김 대표가 이곳에 땅을 사고 나무를 심기 시작한 이유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던 추억 때문이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선들 버덩’이라 불리며 ‘신선들이 노니는 땅’이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왔다. ‘선들 버덩’은 ‘선들’과 ‘버덩’이 결합한 말로, 지역에 따라 지명으로 쓰이거나 ‘바람이 잘 통하는 평평하고 넓은 들’을 뜻한다.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김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단돈 1만1000원을 들고 서울로 상경해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후 건설회사에서 경력을 쌓으며 건축 관련 기술을 익혔고, 마흔 살이 되던 해 지금의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여유가 생기자 고향 평창을 자주 찾았고, 6년 전부터는 직접 이곳에 집을 짓고 숲 가꾸기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자신이 심은 수만 그루의 나무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거커리 숲’이라는 이름의 카페도 열었다. ‘거커리’는 진부면 거문리와 상월오개리 일대를 일컫는 옛 지명이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거문리 해발 750여m 백적산 기슭에 김남성(69) 금성종합건설 대표가 만든 북카페 ‘거커리 숲’. 박진호 기자
마을에 산책길 4개 코스 만드는 중
이 카페는 지상 2층, 990㎡(300평) 규모의 북카페로, 3000여 권의 책과 함께 다양한 전시회도 열린다. 평창화우회 회원들의 미술작품과 지역 어린이들이 그린 작품 등이 전시되는 등 전시회가 세 차례나 열렸다. 2층에서는 고홍곤 꽃 사진작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숲을 중심으로 마을에 4개의 산책길을 만들고 있다. A코스(계곡 길ㆍ40분 소요)는 자작나무숲에서 시작해 화훼단지ㆍ소나무숲ㆍ억세 단지ㆍ소공원ㆍ계곡 쉼터ㆍ카페로 연결된다. B코스(맨발 보행 길ㆍ20분 소요)는 단풍나무숲ㆍ소나무숲ㆍ말 형상 돌ㆍ석탑 정원ㆍ맨발 보행 길ㆍ느티나무숲ㆍ카페, C코스(교수 마을 길ㆍ25분 소요)는 메타세콰이어 길ㆍ가족캠핑장ㆍ산채 탐방로ㆍ연수원ㆍ교수 마을ㆍ카페, D코스(연인의 길ㆍ8분 소요)는 화전민 터ㆍ자작나무숲ㆍ주목 둥근 소나무숲ㆍ카페로 연결된다.
김 대표는 “죽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을 만들어, 많은 아이가 찾아와 마음껏 뛰어노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청정 자연과 울창한 숲속에서 휴식하며 생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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