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APEC 앞두고 정청래 “정쟁 멈추자”…장동혁은 “제2의 건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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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슈퍼 위크’를 앞두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무정쟁 주간”을 제안했다. 경북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정쟁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 같은 제안에도 불구하고 “내년 지방선거는 ‘제2의 건국전쟁’”(장동혁 대표)이라고 외치는 등 발언 수위를 높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사적인 2025 경주 APEC 성공을 위해 모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때”라며 “외교의 최종 목표는 국익 추구”라고 말했다. 이어 “국익에 여야가 따로 없다. 전 세계인 앞에서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며 “이번주만이라도 무정쟁 주간을 선언하고, 오직 대한민국 성공을 위해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국익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잡아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야당도 국익을 위해 조심하고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또 정 대표는 국회가 ‘무정쟁 선언’을 한 역대 사례를 읊으며 “2002년 월드컵 땐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가 무정쟁을 합의했고, 1998년 IMF(외환 위기) 때도 국회의장 주도로 무정쟁을 합의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최고위 후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변인 논평에서도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이 사라지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숱하게 싸워온 시간을 돌아보는 성찰의 수행을 해보자”고 말하기도 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처럼 민주당이 무정쟁에 몰두하는 배경엔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에 여당이 발목잡기를 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했을 당시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추진 등 ‘조희대 때리기’에 집중했다. 이 때문에 당시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모두 묻어버렸다”, “정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유엔총회 연설을 계기로 지적을 많이 받았다”(박 대변인)며 반성 모드에 들어간 만큼, 민주당은 여야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려 노력했다. 박 대변인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만큼 국민의힘은 APEC의 성공을 위해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국민의힘이 무정쟁 제안에 화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장 대표가 최고위에서 “APEC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로 말한 뒤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지난번처럼 빈껍데기 협상이 돼서는 안 된다. 말만 요란한 허상이 아니라 국익에 도움이 되는 진짜 성과를 가져와야 한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한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 광역의원 및 강원도 기초의원 연수에서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달리 “무정쟁 주간을 굳이 받을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소속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싸우지 않는 게 이상적이긴 하다”면서도 “우리가 부동산 이슈처럼 민주당 실책을 지적 안 할 이유는 없다. 비판할 빌미를 자꾸 민주당에서 주지 않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 광역의원 대상 연수에선 민주당 공세에 더욱 고삐를 죘다. 장 대표는 “우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진다면 그건 장동혁 지도부의 실패, 국민의힘의 패배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의 패배”라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대한민국 헌법,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고 시장 경제, 법치주의를 지켜야 하는 제2의 건국전쟁”이라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재명 정권이 출범한지 5개월이 안 됐는데 거의 5년 정도 대한민국을 망가뜨린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느냐”며 “이번에 집값이 완전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지금 대한민국에 경제 사령탑이 도대체 있는지 없는지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광역의원들은 행사 도중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규탄하며 “부동산 재앙, 주거 지옥 정책 참사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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