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4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2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다. 최 외무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한국 방문 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만남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러시아를 찾았다.

타스·AFP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최 외무상과 오늘 오후 크렘린궁에서 만날 계획”이라며 “최 외무상이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쳤다”고 밝혔다.

최 외무상은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서 “지난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베이징 회담을 계기로 북러 관계가 새로운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러시아의 국가 안보와 국제 정의를 수호하는 정책을 변함없이 지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그는 “양국 정상의 각별한 관심 덕분에 과학·보건·체육 등 여러 방면에서 교류가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합의를 기반으로 북러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을 일관되게 지지해온 데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 “러시아의 쿠르스크 해방전에서 싸운 북한군의 영웅적 행동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외무상은 이번 방러 일정을 마친 뒤 28~29일 벨라루스에서 열리는 ‘유라시아 안보 회의’에 라브로프 장관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9~30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김정은 총비서가 원한다면 만나고 싶다”며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다시 띄웠다. 그러나 최 외무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해외 일정에 나서면서 단기간 내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 순방 중에도 “북미 회담이 성사된다면 방한 일정을 연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2주 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을 하자”고 합의했다가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에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