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韓핵잠' 승인한 트럼프에 외신 놀랐다…"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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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외신들도 놀랐다. 최우방인 영국에만 공유하고 최근 핵잠수함을 제공하기로 한 호주에도 주지 않던 기술을 한국에 제공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해졌다”며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하루만에 화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은 미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이 곧 대대적인 부활을 맞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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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인 장영실함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톤수 약 3600톤, 길이 약 89m인 장영실함은 대한민국 기술로 건조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으로 한층 강화된 정밀 타격 능력과 수중작전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안보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 가능하다. 뉴스1

외신들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미국에서 건조된다는 것에 주목했다. 단순한 잠수함 공급이 아닌 미국 기술을 한국이 받아 건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은 한국이 소수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국 클럽에 들어가는 획기적 조치”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어디서 조달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은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1950년대 영국에만 공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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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AP통신도 “핵추진 잠수함 기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철저히 보호돼온 기술로 미국은 이를 극비로 유지해 왔다”며 “가까운 동맹인 영국·호주와 체결한 핵잠수함 협정에서조차 미국의 직접 기술 이전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미국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오커스(AUKUS)라는 이름의 미국·영국·호주 안보 협의체를 만들어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호주에 건조 기술을 이전한다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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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김해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발표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AP는 “중국은 이미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도 지난 3월 핵잠수함 건조에 돌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며 “핵잠수함은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중대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는 무기체계”라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 산하 ‘38노스’의 제니 타운 국장은 로이터에 “최근 러시아가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기술 협력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미국의 협력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가 오랜 염원이었다고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핵추진 잠수함 개발·보유는 (한국) 보수·진보 진영을 불문하고 역대 정권에서 검토됐지만, 좌절이 거듭됐다”며 “이재명 정권은 미군 부담 경감 호소를 통해 ‘비원 성취’를 도모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통해 국방력을 강화하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 얻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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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일본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 정박한 핵추진항모 조지 워싱턴함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손을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일본 총리 중 처음으로 미 핵추진항모에서 연설했다. AFP=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타결한 무역협상에 대해서도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다는 평가가 많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은 투자 대상 프로젝트가 상업적으로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안전장치를 확보한 데 반해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자 대상 결정권을 넘겨줬다”며 “일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르지 않을 경우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위험을 안고 있다”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한국은 1500억 달러를 조선업에 투입하고 외환시장 보호를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투자자금 조달에 지분과 대출, 대출 보증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 핵심적인 (미국의) 양보 조치”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개월간 팽팽한 협상 끝에 나온 예상 밖의 진전”이라며 “미국의 다른 무역 상대국이 이번 한국과의 무역 협상을 자신들의 미해결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삼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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