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옛 절터 지켜온 고려시대 두 오층석탑, 국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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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을 각각 국보로 승격해 지정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두 석탑 모두 1963년 보물이 된 이후 약 62년 만에 국보 승격이다. 사진은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왼쪽),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사진 국가유산청

고려 전기 양식이 뚜렷한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이 보물에서 국보가 된다.

‘서산 보원사지 석탑’ ‘예천 개심사지 석탑’ #국가유산청, 62년 만에 보물에서 국보 승격

국가유산청은 1963년 나란히 보물로 지정된 두 석탑을 62년 만에 국보로 승격 예고한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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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원사지 오층석탑은 장중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탑으로 꼽힌다. 아래층 기단에는 부처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상징인 사자상(獅子像)을 사실적으로 표현했고, 위층에는 불교의 여덟 수호신인 팔부중상(八部衆像)을 섬세하게 조각했다. 사진은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의 기단부. 사진 국가유산청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은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원사 터 서쪽의 금당터 앞에 남아있는 탑이다. 고려 승려 탄문(坦文, 900~974년)이 광종을 위해 불탑과 불상을 조성했다는 내용이 ‘서산 보원사지 법인국사탑비’에 새겨져 있어 10세기 중반에 건립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석탑 조성 시기를 알 수 있는 편년(編年) 기준 역할을 해왔다.

2단의 기단(基壇) 위에 5층의 탑신(塔身, 석탑의 몸통)을 올린 형태다. 기단 아래층과 위층에 각각 사자상(獅子像, 불법과 사리를 지키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상징)과 팔부중상(八部衆像, 불교의 여덟 수호신)을 유려하게 조각했다. 1층 몸돌 각 면에 문비(門扉, 탑신석에 조각한 문짝)를 새기고 나머지 층에는 기둥 형상의 조각이 부조돼 있다. 옥개석(屋蓋石, 지붕돌)은 얇고 넓은 편으로 통일신라 석탑에서 보이는 양상과는 달리 고려시대에 새로 등장한 치석(돌을 다듬음) 수법과 외관을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비교적 명확한 조성시기와 함께 고려왕실과 불교와의 관계를 알 수 있고, 통일신라 말기 양식을 계승하면서 고려시대 새로운 기법들이 적용된 석탑”이라고 학술적·예술적 가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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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1011년에 건립된 고려시대 석탑이다. 개심사지 석탑에는 190자의 글이 새겨져 있어 구체적인 건립 시기와 과정, 당시 사회상 등을 알 수 있다. 기단과 탑 몸체에 새겨진 다양한 조각도 예술적 가치가 크다. 사진은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의 기단부. 사진 국가유산청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1011년(현종 2년)에 건립된 고려시대 석탑이다. 석탑에 새겨진 190자의 명문(銘文)을 통해 구체적인 건립 시기와 과정, 당시 사회상 등을 알 수 있어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석탑 조성시기의 편년 기준이 돼 왔다.

2층으로 된 기단부에서 아래층에는 각 면마다 3개의 안상(眼象, 석재 표면에 곡선으로 조각한 문양)을 배치하고 안상 내에 십이지신상을 조각했다. 위층 기단 면에는 각 면마다 2구씩 팔부중상을 조각했는데, 이는 1층 탑신의 금강역사상 배치와 함께 독창적인 방식이다.

5층의 석탑은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안정감 있는 구도를 형성하면서 각 탑신의 모서리에 기둥 형상이 새겨져 있다. 옥개석은 하부에 4단의 옥개받침과 처마면 끝에 물끊기 홈(우천 등으로 발생하는 물이 탑신부 쪽으로 흐르지 않도록 파둔 홈)을 조각했다.

국가유산청은 “석탑에 새겨진 명문으로 건립 목적과 과정, 시기 등을 명확히 알 수 있고, 아래층 기단에서 1층 탑신까지 십이지상-팔부중상-금강역사상을 부조 방식으로 조각하여 불교 교리를 충실하게 반영했다”고 탑의 특징과 가치를 설명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에 따르면 각각의 절터를 발굴조사한 결과 조선시대 후반까지 유구(일종의 유적)가 나왔다고 한다. 개심사는 16세기 후반, 보원사는 17~18세기까지 존속하고 폐사된 걸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두 석탑을 국보로 확정한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부처의 힘을 빌려 국난을 극복하고자 했던 마음이 담긴 '고려 오백나한도' 등 4건을 각각 보물로 지정했다. 외세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주민들이 힘을 합쳐 쌓은 것으로 알려진 산성 유적 '거제 수정산성'은 사적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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