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잃어버린 태블릿에 마약 이야기 가득…1년간 48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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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강원경찰청 제공

지난해 춘천역에서 습득된 태블릿 PC 한 대가 대규모 마약 조직 검거로 이어졌다.

2023년 9월 7일 춘천역 역무원이 태블릿 PC를 주워 소유자를 확인하려다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대화에서 사채·불법도박·마약류 유통 관련 정황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강원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태블릿 소유자 A씨(28)와 공범 B씨(28)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온라인 아르바이트를 통해 알게 된 사이로, 지난해 8월 한 인물로부터 “유럽에서 약을 운반하면 400만원의 수고비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마약 밀반입에 가담했다.

A씨와 B씨는 같은 해 9월 7일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가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됐으며, 당시 압수된 케타민은 약 6㎏에 달했다. 이미 국내로 반입된 케타민 3㎏은 서울 강남 일대 클럽 등으로 유통된 상태였다.

경찰은 이후 강남 클럽 등에서 마약이 지속적으로 퍼지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1년간의 추적 끝에 경찰은 마약류 유통 일당 22명과 투약자 26명 등 총 48명을 검거했다. 이 중 유통책 18명은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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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강원경찰청 제공

조사 결과, 이들은 기존의 동남아시아 경로 대신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 마약을 직접 건네받아 국내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특히 네덜란드 국적 유통책 2명은 2.4㎏ 상당의 케타민과 엑스터시를 인분 모양으로 포장해 항문에 숨겨 밀반입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썼다.

이들이 들여온 마약류의 시가 총액은 약 45억원에 달하며, 경찰은 케타민 8.8㎏, 필로폰 100㎏, 엑스터시 500정, 합성대마 330㎖ 등을 압수했다. 이 중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신종 마약으로 지정한 ‘펜사이클리딘 유사체(케타민 원석)’도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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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찰청. 강원경찰청 홈페이지 캡처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해외 밀반입 루트가 동남아에서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마약 유통 거점이 되지 않도록 공항·세관과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국제 공조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잃어버린 태블릿에서 수집된 증거가 위법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각각 징역 10년과 6년을 선고했다. 네덜란드 국적 유통책 2명은 지난달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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