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메르켈 암살하자" 다크웹서 청부살해자금 모은 극우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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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등을 청부살해 할 목적으로 다크웹에서 암호화폐로 현상금을 모금한 극우주의자가 체포됐다.

다크웹 이미지. 중앙포토
연방검찰은 11일(현지시간) 독일·폴란드 이중 국적자인 소프트웨어 개발자 마틴.S(49)를 전날 저녁 도르트문트의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테러 자금 조달과 타인에 대한 중대한 폭력 행위 교사, 위험한 개인정보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마틴은 올해 여름부터 IP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에서 이른바 ‘정치인 암살’이라는 제목의 플랫폼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메르켈 전 총리, 올라프 숄츠 전 총리 등 정치인과 법조인 20여명을 표적으로 삼았다. 마틴은 이들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공유하고 직접 ‘사형 선고문’을 작성해 플랫폼에 게시했다. 폭발물 제조 방법 등도 공유했다.
마틴은 청부살해 자금으로 쓰기 위해 익명성이 보장되는 암호화폐로 기부도 요청했다. 현지 매체 슈피겔은 해당 플랫폼을 ‘정치적 살인 크라운드 펀딩(온라인에서 자금을 모으는 행위)’에 비유하며 “일종의 ‘암살 투자자’를 모색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16년간 재임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가 20201년 11월 24일(현지시간) 베를린 관저에서 마지막 각료 회의 직전 올라프 숄츠 부총리 겸 재무장관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8년간 메르켈의 기민·기사연합과 대연정을 이뤘던 사회민주당의 총리 후보인 숄츠는 9월 총선 승리에 이어 녹색당·자민당과의 연정 협상도 마쳐 다음 달 출범할 새 정부에서 총리를 맡게 된다. EPA=연합뉴스
마틴은 현대 독일 공화국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옛 독일 제국 부활을 주장하는 ‘라이히스뷔르거(제국시민)’ 운동에 동조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2년 4월에도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 출신 전직 정치인과 전직 군인 등 라이히스뷔르거 구성원들이 의회를 공격해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꾸미다 체포된 적이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틴은 라이히스뷔르거 운동 내에서도 극우주의 성향의 분파에 속하는 인물로 분류된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방역조치 반대시위에 연루돼 당국의 용의선상에 올랐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2021년 출범한 숄츠 전 총리의 신호등 연정(사회민주당·녹색당·자유민주당)을 비판하며, 유럽이 ‘이슬람 칼리프(신정일치) 국가’로 향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마틴은 이밖에도 수년 동안 여러 차례 극우 집회에 참석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웃들의 증언에 따르면 주변과는 거의 교류가 없었으나 외국인을 혐오하는 인상을 내비쳤다고 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에서 우익 관련 범죄는 전년 대비 48% 급증한 4만3000여 건으로 집계된다. 이에 블룸버그는 “독일에는 반정부 운동이 여전히 활발히 존재한다”며 “정치적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문제가 한층 시급한 과제가 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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