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항모 진입에…일부러 무정부 상태 만들 수 있다는 베네수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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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럴드 포드 미 항공모함. 미 해군은 11일(현지시간) 포드 항모를 포함한 항모 전단이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군사적 긴장감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서 병력을 증강하던 미국이 항모 전단까지 전개하자 베네수엘라는 대규모 동원령 선포로 맞불을 놨다.
미 해군은 11일(현지시간)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항모) 전단이 베네수엘라 인근 작전구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포드 항모는 2017년 취역한 미 최신예 원자력 추진 항모로 총 70여대의 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항모다. CNN은 항모 전단엔 포드 항모를 포함해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베인브리지함·마한함) 2척, 통합 항공·미사일 방어 지휘함(윈스턴 처칠함) 1척, 해군 병력 4000여명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마약 단속을 명분으로 지난 9월부터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 소속 마약 수송 의심 선박을 격침하는 군사 작전을 진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이 현재까지 최소 19차례 공습을 진행했으며 7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해상 작전뿐만 아니라 지상 타격 가능성도 거론했다. WP는 지상 작전이 실시된다면 베네수엘라 내 마약 정제소, 비밀 비행장, 군사 기지 등이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베네수엘라 내 마약 운송 허브로 기능하는 곳이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11일(현지시간) 미사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작전 명분인 마약 근절이 실체가 없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이 본래 목적이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이날 대규모 동원령을 내렸다. 로페스 장관은 “육군, 해군, 공군 및 예비군이 오는 12일까지 훈련할 예정”이라며 “이번 훈련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위협 확대에 대한 대응”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의 구체적인 대응 시나리오도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로이터는 이날 미국의 지상 공격이 있을 경우 베네수엘라는 게릴라전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과 비교해 장비·인력 등 모든 측면에서 뒤떨어지는 만큼 영토 내 280여 곳에 소규모 군사 부대를 배치하고 사보타주(비밀파괴공작) 등 전술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일부러 무정부 상태를 만들어 미군의 개입을 저지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긴장고조와 별개로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전면전에 돌입할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카리브해에 배치된 미군은 2만여명 수준으로 베네수엘라 대상 지상 작전을 실행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소 5만명의 병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마크 F. 칸샨 CSIS 국제안보 분야 선임고문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장은 (최소 병력의 3배인) 15만 명에 달하는 병력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명분으로 내건 마약 근절 관련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분석도 전면전 가능성을 낮추는 이유 중 하나다. 베네수엘라에서 유통되는 마약은 콜롬비아에서 생산된 것으로, 대부분 미국이 아닌 유럽에서 거래되기 때문이다. 지상 타격이 실시되더라도 미국 내 마약 유통엔 큰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얘기다.
마약 수송 의심 선박에 대한 격침의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점도 전면전 회의론의 원인이다. 핵심 동맹국인 영국과 캐나다도 카리브해 마약 수송 의심 선박에 대한 정보를 미국과 공유하지 않거나, 않을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 역시 나오고 있다. CNN은 “미군 작전의 합법성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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