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은행 직원까지 낀 대포통장 조직, 먹튀자는 납치 폭행했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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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은 대포통장 수집·유통 조직 58명을 검거해 총책 등 7명을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피의자를 지난달 27일 불구속 송치했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충남 천안의 한 오피스텔에서 총책 A씨를 체포하는 모습.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보이스피싱과 불법 사이버도박 범죄수익을 세탁하는 대포통장을 대고 계좌 명의자가 돈을 빼돌리면 납치해 폭행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시중 은행의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 전담 콜센터 직원도 고객 동의 없이 계좌 정보를 유출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형법 114조(범죄단체조직 등),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특수강도 등 혐의로 대포통장 모집 총책 A씨(30대), B씨(20대) 등 7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범죄단체로 의율한 조직원은 총 58명으로 통장 명의자(개설책) 48명도 포함돼 지난달 27일 수원지검과 성남지청에 송치됐다. 통장을 대여해주고 은행 내부 정보를 총책 A씨에게 건넨 은행 콜센터 직원 C씨(20대 여성)에 대해선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23년 6월부터 지난 10월 17일까지 은행 앱이 깔린 휴대전화와 OTP(일회용 비밀번호) 카드를 넘겨받는 식으로 대포통장 101개를 수집해 자금세탁이 필요한 보이스피싱, 사이버도박 조직에 넘겨 1150억원에 이르는 불법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죄 목적으로 구인·구직 글이 게시된 하데스 카페와 텔레그램을 통해 “개인장(개인 명의 계좌)를 매입한다. 명의자 분들에겐 매달 월세를 드리겠다”는 홍보 글을 올려 통장 대여자를 구했다. 통장 대여자에겐 매월 100만원을 지급했고, 수집한 대포통장은 1개당 월 300만원, 일일 사용료 13만원에 보이스피싱 등 범죄 조직에 넘겼다. 대포통장 관리로 A씨 조직과 B씨 조직이 벌어들인 범죄수익은 19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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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은 대포통장 수집·유통 조직 58명을 검거해 총책 등 7명을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피의자를 지난달 27일 불구속 송치했다. 사진은 압수한 휴대전화 77대(대포통장 수집 목적).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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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은 대포통장 수집·유통 조직 58명을 검거해 총책 등 7명을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피의자를 지난달 27일 불구속 송치했다. 사진은 범죄수익 세탁 자금을 인출했다 발각돼 응징을 당하고 단체 대화방에 박제된 대포통장 개설책.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은행 콜센터 직원 C씨는 지난 4월 통장을 대여한 뒤 지난 9월까지 건당 30만원을 받고 6회가량 고객 개인 계좌 정보를 동의 없이 총책 A씨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경쟁 자금세탁 조직이 미확인 입금을 하면 대포통장 거래가 정지되는데, 대포통장 관리 조직이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입금 계좌 정보를 열람한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다. 이 방법이 대포통장 유지 관리가 용이하다는 걸 알게 되자 A씨는 “시중 은행별로 1명씩 모집한다”는 구인 글을 온라인에 게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입금된 돈을 통장 명의자가 인출해 도주하는 이른바 ‘먹튀’를 응징하는 출동팀도 운영했다. 출동팀은 통장 명의자 D씨(30대)가 자금 2000여만원을 인출해 도주하자 지난 1월 8일 자정 무렵 직장을 찾아가 경기 수원의 한 야산으로 납치해 쇠파이프로 폭행하고 빼돌린 금품 일부를 빼앗았다. 이후 D씨에게 이발기(바리깡)로 스스로 머리카락을 밀게 한 뒤 이 장면을 촬영해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게시했다. 출동팀에게 폭행당한 먹튀자도 30여명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탈퇴 조직원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총책 A씨는 지난달 17일 충남 천안의 오피스텔에서 체포됐다. A씨의 6억4000만원 짜리 롤스로이스 차량과 귀금속 등 17억 5200만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 대여는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범죄조직과 연루돼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금전적 유혹에 빠져 타인에게 대포통장을 빌려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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