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29년 초 전작권 전환” 주한미군에 국방부 “우린 합의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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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제시한 ‘2029년 로드맵’에 국방부가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의 독자적 대북 방어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임기(2029년 1월 20일)까지 고려, 정부는 최소 2028년을 원한다는 취지에서다. 실제 양국 수뇌부의 의지에 따라 내년 또는 내후년 전환도 가능하다는 게 정부 내 기류다.
국방부 “전작권은 정치적 수준에서 결정”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펜타곤에서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장관을 만나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국방부 관계자는 20일 취재진과 만나 ‘2029년 전작권 전환 로드맵’에 대해 “한·미가 합의한 로드맵이라고 볼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열린 한·미 국방 장관회담과 국방 실무급 협의체 제28차 한·미 국방통합협의체(KIDD) 결과를 설명하면서다.
앞서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2029 회계연도 2분기 이내(2029년 1~3월)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로드맵을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연합사령관이 (미 국방부에)제출한 건 없고, 설명을 하기 위한 자료를 로드맵이라고 표현했으면 그럴 수 있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작권 전환은 정책적, 정치적 수준에서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군사 당국에서 하는 건 보고를 통해 조언을 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브런슨의 청문회 발언은 군사기술적 측면에서의 의견 제시에 가깝고, 전작권 전환은 큰 틀에서 브런슨이 아닌 미 국방부 또는 트럼프 대통령 등 지도부 차원에서 내릴 정무적 결정이란 취지다.
주한미군 “객관·전문적 군사 권고 필수”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사진 미 상원 군사위 홈페이지 캡처
주한미군은 이런 국방부의 입장을 사실상 반박했다. 주한미군은 중앙일보의 관련 질의에 “전작권 전환은 조건에 기초한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 전반에 걸쳐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군사적 권고는 대한민국과 미국 양국의 안보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집중하는 ‘시간표’보다 ‘조건’에 방점을 찍는 동시에 브런슨의 로드맵이 미 정부 안팎에서도 무게감 있는 기준점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목표 연도 도출’ 속도 내는 정부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실시를 하루 앞두고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군용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뉴스1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연말 양국 국방 장관 간 협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의 특정한 목표 연도, 이른 바 ‘엑스(X) 연도’를 도출하는 걸 추진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선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 중 첫 번째 조건인 ‘연합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에는 한국군 대장(4성 장군)이 주도하는 미래연합군사령부의 능력 검증이 들어간다. 기본운용능력(IOC)·완전운용능력(FOC)·완전임무수행능력(FMC)의 세 단계 평가·검증을 거친다. 이와 관련해선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올해 미래연합군사령부 본부의 FOC 검증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올 연말 ‘FOC 검증-목표 연도 도출-FMC(3단계) 돌입’까지 속도전으로 진행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 경우 1년 정도를 최소 기한으로 잡을 수 있고, 내년 말 전작권을 넘겨 받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동맹의 자체 방위력 강화를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넘겨 ‘실기’하면 전작권 전환이 무한정 미뤄질 수 있다는 절박감도 정부 내에서 감지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 이후에 한·미 간의 어떤 능력을 발전할 것인지 논의가 시작됐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한·미가 이미 전환을 가시권에 두고 ‘전환 이후’ 연합 대비태세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반기 KIDD선 로드맵 합의 못 해

지난 11일 경기 파주 무건리 훈련장에서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의 일환으로 진행된 연합 공중강습 훈련 중 수리온 헬기가 착륙하고 있다. 육군 제1보병사단과 주한미군 2사단·한미연합사단이 참가했다. 북한은 “침략적 핵전쟁 연습”이라며 비난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만 정부의 이런 속도전 모드와 달리 한·미 간 공동 로드맵 도출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반기 KIDD에서 로드맵을 완성하는 것으로 목표로 했는데, 아직까지 우리가 담아야 될 내용이 좀 더 많아서 조금 딜레이(지연)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SCM 이전에는 로드맵이 완성되고, 이를 기준으로 전작권 전환을 준비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작권 전환 로드맵은 한국의 군사 정찰위성 등 정보·감시·정찰(ISR) 자산, 천궁-II 등 미사일 방어 자산, 고위력 탄도미사일과 155㎜ 자주포 탄약 등 반격 자산 구비에 대한 한국 측 계획을 한·미가 합의하는 것도 포함된다. 아직 이런 대목에서 한·미 간 시각 차가 크다는 뜻이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해선 이번 KIDD에서 2006년 한·미 외교장관 간 합의를 원론적인 수준에서 재확인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미 측은 국방전략서(NDS)를 통해 ‘한국 방위는 한국이 해라’, ‘서포트(지원)는 줄여갈 것’을 분명히 얘기했다”면서 “우리도 절대 가만히 안 있고 국방비도 (국내총생산의)3.5%로 올리고 자주국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국방 당국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해선 한·미 핵협의그룹(NCG)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DMZ 출입 권한 확대·대북 정보 제한도 다뤄
비무장지대(DMZ) 남측 지대에서 정부가 관할권 행사를 확대하려는 시도와 관련, 국방부는 이번 KIDD를 통해 이 문제를 “공식 의제”로 제기했다고 전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에서 2㎞ 이남에 설정되는 남방한계선 일부 구간은 세월이 흐르며 철책이 유엔사의 남방한계선 기준선보다 북쪽(DMZ 안쪽)으로 올라가 있다. 이런 지역까지 미 측의 허가를 받고 출입하는 건 과도하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이다.
KIDD에선 중동 호르무즈 사태와 관련한 논의도 오갔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HMM 나무호의 최근 피격과 관련해 미 측에 정보 공유를 요청했고, 아직까진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시 핵시설 발언과 이에 따른 미 측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 사태에 대해서도 한·미가 각각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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