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속보] 대법 “비의료인 문신시술, ‘무면허 의료행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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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뉴스1

내년 10월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1일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비의료인의 미용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보고 처벌해 온 기존 대법원 판례가 34년 만에 뒤집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각 주심 오석준·권영준 대법관)는 이날 오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각각 따로 재판에 넘겨진 박 모·백 모 씨의 상고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해당 원심인 서울서부지법과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날 "문신행위는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갖춘 의료인이 등장하기 전부터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며 "통상적인 서화문신(레터링문신)·미용문신은 대부분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와 직접적 관련 없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신시술은 문신과 관련된 미적인 지식과 기능, 경험 등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반드시 의료인에 버금가는 의학적 전문지식과 경험이 있어야만 성공적인 문신시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대법원은 "1992년 판단 이래 기술 발전과 환경 변화로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의료접근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며 "문신시술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보건위생상 위해 등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기 신체를 통해 개성을 발현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문신 시술을 받을지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라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문신은 더 이상 일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이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았고, 다양한 사회·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는 의료법 27조 1항 등이 적용돼 각각 별도의 1·2심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박 씨는 2020년 1~12월 서울 용산구에 있는 미용실에서 두피 문신을 시술했고, 백 씨는 2019년 5월 경기 성남시 한 패션잡화 판매점에서 서화 문신(레터링)을 시술해 각각 기소됐다.

박 씨는 1심에서 벌금 150만원, 백씨는 벌금 100만원을 각 선고 받고 항소했지만 2심 형량도 같았다.

박 씨와 백 씨의 2심 판결은 각각 2021년 11월과 2022년 9월 나온 것으로 문신사법 입법 이전이다.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 행위를 허용하는 내용의 문신사법 제정안은 지난해 10월 정부에서 공포돼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0월 29일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에 따른 문신사 면허를 취득한 비의료인은 의료법 27조에도 불구하고 문신행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신사법 시행 전까지는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여전히 금지된다.

최근 하급심 판단도 엇갈리고 있다. 제정안이 공포된 후 일부 하급심 법원에서는 ‘문신 시술 행위가 의료행위가 아니다’라는 시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지만, 일부 법원은 여전히 유죄를 선고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1992년 5월 눈썹 문신 시술 행위를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의료행위’라고 처음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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