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시선집중] 다름이 존중받을 때 ‘내 안의 문화’가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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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까지 ‘문화다양성 주간’

개인의 삶과 취향도 문화로 존중
이해 넘어 일상 체감 콘텐츠 마련
유홍준·윤상 등 토크콘서트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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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까지 ‘2026 문화다양성 주간’이 진행된다. 안산에서는 청년 토크와 미니 콘서트, 숏폼 공모전을 개최해 이주민 정착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을 살린 조화로운 공동체의 장을 마련한다. [사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고, 흑인답지도 않고, 남자답지도 않으면 난 대체 뭐죠?”

소리꾼이자 문화다양성 큐레이터인 추다혜가 추천한 영화 ‘그린북’의 명대사다. 인종차별을 다룬 이 영화 속 두 주인공은 처음엔 서로를 ‘흑인 피아니스트’와 ‘이탈리아계 운전사’라는 단편적인 틀에 가두고 바라본다. 하지만 긴 여정을 함께하며 서로의 취향과 상처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고정된 이미지 너머의 상대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 모두는 한 문장이나 직함 하나로 정의될 수 없는 다층적인 존재다. 아침에는 원칙을 중시하는 직장인이었다가, 퇴근 후에는 인디밴드의 열렬한 팬이 되고, 주말이면 자연을 찾아 떠나는 캠퍼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종종 몇 가지 익숙한 기준으로 개인을 구분 짓고, 그 경계 밖의 ‘다름’을 갈등의 불씨로 삼곤 한다.

과거 국적이나 인종의 차이에 머물렀던 ‘문화다양성’의 개념은 이제 개인의 경험과 가치관, 감수성, 나아가 지역의 삶까지 포괄하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타인의 배경을 인정하는 단계를 넘어 각자의 삶이 지닌 고유한 문화적 결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진화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초연결 사회의 확산으로 서로 다른 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교차하는 지금, 국제사회 역시 문화의 획일화를 경계하며 공존과 다양성의 가치를 인류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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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는 지역 특성을 살린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개최한다.

이런 가운데 2002년 유엔(UN)이 세계화 시대의 문화 공존을 강조하며 제정한 5월 21일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26 문화다양성 주간’이 막을 올렸다.

이번 주간 행사는 2005년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 이행을 위해 제정된 ‘문화다양성 보호 및 증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마련됐다. ‘내 안의 문화가 빛날 때’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성을 바라보는 시선을 타인이 아닌 ‘나’에게로 돌린다. 국적과 인종 중심의 구분을 넘어 각자가 살아온 삶의 방식과 취향 역시 하나의 ‘문화’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개인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빛날 때 우리 공동체 또한 새로운 연결과 공존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창작·교육 분야 중심으로 연중 진행

올해 문화다양성 사업은 5월 주간 행사를 시작으로 영화·창작·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연중 계속된다. 문화다양성 영화제와 인공지능(AI) 영상 공모전, 창·제작자 콘퍼런스를 비롯해 지역사회 관계자 대상 연수를 운영하며 사회 전반에 문화다양성 감수성 확산에 나선다.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일대에서 열리는 주간 행사는 시민들이 관념적인 이해를 넘어 다양성의 가치를 일상에서 체감하도록 다채롭게 꾸려진다. ▶거점도시별 문화 정체성 주제 전시 ▶큐레이터 10인이 추천하는 콘텐츠 전시 ▶토크콘서트 ▶세대·동물권·남북 등 다양한 시선을 담은 작은 영화관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감각 기반의 콘텐츠를 선보인다. 특히 23일에는 교육 현장에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교원 대상 연수와 연구 활동도 함께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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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에서는 섬의 민속문화 다양성 보존과 가치를 알린다.

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큐레이터 토크콘서트’다. 23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장 유홍준 관장이 ‘흐르는 문화가 강물을 키운다’를 주제로 강연하며, 음악 프로듀서 윤상과 시인 박준이 각자의 언어로 다양성을 이야기한다. 24일에는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이 ‘영화로 잇는 세계, 풍요로운 문화의 바다’를 주제로 강연하며, 뮤지컬 배우 카이, 웹툰 작가 고사리박사, 소설가 겸 영화감독 손원평, 싱어송라이터 단편선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장르와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으로 삶과 정체성을 예술로 풀어내며 사회와 소통해 온 인물들이다.

이 밖에도 큐레이터 10인이 엄선한 도서·영화·음악을 체험하는 공간이 마련되며, 아트센터 나비와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등이 운영하는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과 체험 부스도 운영된다. 다문화 합창단 앙상블과 나무닭움직임연구소의 거리극은 축제의 열기를 한층 더할 예정이다.

부산·전남·충북·안산서도 다양한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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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에서는 네트워크 포럼과 외국인 대학생 워크숍을 연다.

부산·전남·충북·안산 등 전국 4개 거점도시에서도 지역 고유 역사와 공동체 기억, 이주와 정착의 경험 등을 문화다양성의 언어로 풀어내는 전시·포럼·공연·캠페인이 오는 28일까지 이어진다. 디지털 시민광장 빠띠, 교보문고, 왓챠, 지니뮤직 등 온라인에서도 시민 참여형 캠페인과 큐레이터 추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올해 문화다양성 주간이 특별한 이유는 다양성을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닌, 시민 개개인이 자신을 다양성의 주체로 발견하는 인식의 전환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세대 간의 벽, 젠더 갈등, 지역 격차가 심화하며 다름이 공격의 도구가 되기 쉬운 시대일수록, 서로의 문화적 결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고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설명한다.

문화예술교육진흥원 관계자는 “‘내 안의 문화가 빛날 때’라는 슬로건은 결국 나에 대한 존중이 타인과 공동체를 향한 포용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번 주간 행사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넘어 각자의 삶 속에서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소중한 여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6 문화다양성 주간’ 행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상세한 내용은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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