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종전 뇌관 농축 우라늄…이란 “반출 불가” vs 트럼프 “전량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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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파키스탄 중재로 간신히 불씨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전쟁을 끝낼 핵심 열쇠인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를 놓고 평행선이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경 입장에도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반출 불가 의사를 다시 명확히 했다. 이란이 군수산업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미 정보당국 평가까지 나오면서 전쟁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한 여성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신임 최고지도자의 사진이 걸린 현수막 옆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지막 지렛대 우라늄…이란, 반출 불가 못박았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이란 고위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무기급인 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농축 우라늄이 이란 밖으로 나가선 안 된다는 게 최고지도자의 지시라는 것이다.
이란의 이 같은 집착은 농축 우라늄이 미국을 상대로 한 주요 협상 지렛대라서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이란 지도부는 우라늄을 해외로 넘길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습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란은 2025년 6월 미·이스라엘의 핵시설 공습을 받기 전 60% 농도의 농축 우라늄 약 440㎏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중 얼마나 남았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 하에 농축도를 낮추는 식의 현실적 해법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20% 농도 농축우라늄을 3.67% 농도로 희석하는 식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등과 핵합의를 한 적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와 푸틴 모두 “우리가 이란 우라늄 갖고 올 것”
러시아가 이란의 농축우라늄을 자국 영토로 옮겨 보관하는 방안도 꾸준히 거론된다. 2015년 성사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전례다. 당시 이란은 3.67% 농도의 농축우라늄 300㎏만 남기고 약 8500㎏을 러시아로 반출했다.
러시아는 지금도 이런 구상에 적극적이다. 지난 4월 러시아는 “이란 농축 우라늄을 수용하겠다고 미 측에 전했지만 미국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20일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서도 비슷한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21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러시아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을 놓고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우리가 그것(60% 농축 우라늄)을 가져올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가져온 뒤엔 아마 파괴하겠지만 그들(이란)이 갖도록 놔두지는 않겠다”고 단언했다. 이란 역시 전쟁 전만 해도 60% 농축 우라늄 일부를 해외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지금은 아예 반출 자체에 선을 긋고 있다.
이란에 고농축 우라늄을 남기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의지는 이스라엘과 소통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란 밖으로 빼내고 이 조항이 평화협상에 반드시 포함될 것이라고 이스라엘에 확약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시작한 명분이 이란의 핵보유를 막는다는 데 있는 만큼 고농축 우라늄 사안은 이란이 물러서지 않는 한 합의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겉도는 협상 속 이란은 군사재건 고삐
파키스탄 중재로 유지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 소통 채널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회의론은 그래서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2일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을 인용해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 간 메시지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합의의 틀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우라늄 농축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이란 통제권에 대해선 쟁점이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핵심 문제를 놓고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협상이 계속 제자리 걸음이라는 의미다.
이란 내부에선 현재의 적대행위 중지 상태를 미국의 공습 재개 준비 단계로 보는 시각도 강하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에 일시적 안도감을 주려는 기만전술로 미국이 휴전을 끌고 있다는 의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군수산업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정황도 전쟁 재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CNN은 21일 복수의 미 정보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지난 4월초 시작된 휴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사일 기지와 발사대, 핵심 무기 체계 생산 시설을 빠르게 복구하고 있다”며 “일부 정보 평가에선 이란이 이르면 6개월 안에 드론 공격 능력을 완전히 복구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이 예상했던 복구 일정을 훨씬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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