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바이든 고령’ 빠진 美민주당 ‘대선 백서’…“내부 상처만 헤집어”

본문

btf4fc7fcbdf8aac84e2f7d4306d4e79a8.jpg

2024년 6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CNN 주최로 열린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맞붙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왼쪽)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AP=연합뉴스

2024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 1년 반 만에 공개된 민주당의 패인 분석 보고서가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당 지도부가 그간 완결성 부족 등을 이유로 공개를 미뤄 온 보고서가 21일(현지시간) 공개되자 “패배 원인에 대한 핵심 진단은 빠진 채 당내 상처만 헤집어 놨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미 CNN은 이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지난해 작성한 ‘2024 대선 패배 분석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장이 자신과 가까운 민주당 전략가 폴 리베라에게 보고서 작성을 맡겼으며, 당초 지난해 상반기에 발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마틴 위원장은 “2026년 중간선거에 집중하고 당내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다 CNN 보도 이후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이날 192쪽짜리 해당 보고서 전문을 뒤늦게 공개했다.

보고서 “바이든 측, 해리스 후보 부각에 실패”

보고서는 민주당의 대선 패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효과적으로 확산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핵심적으로 지목하면서 그 책임을 당시 조 바이든 후보 캠프와 카멀라 해리스 후보 캠프 양쪽에 돌렸다. 바이든 캠프 측은 해리스 당시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각시키는 데 실패했고, 해리스 캠프 역시 트럼프의 대중적 지지 기반을 흔들 명확한 전략을 세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바이든 전 대통령의 후보 사퇴 자체는 민주당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지속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했는데, 보고서는 후보 교체 결정이 늦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취지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비호감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굳어졌다고 판단해 강력한 네거티브 캠페인을 벌이지 않았고 해리스 후보 캠프가 농촌, 라틴·흑인 남성, 부동층 등의 지지를 당연시한 점 등이 패착이 됐다고 짚었다.

btf67417d2eac0d80c84da493946239199.jpg

2024 미국 대선 결과 미국 상하 양원 공화·민주 의석 분포 그래픽 이미지.

NYT “바이든 고령 문제 언급 없어…내용 부실”

하지만 보고서가 정작 핵심 문제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보고서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내용도 부실하다”며 “패배 원인에 대해 모호하거나 제한적인 결론만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가령 바이든 당시 대통령의 고령 문제가 대선 기간 내내 당 안팎의 최대 우려 사항이었지만 보고서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당시 민주당을 심각하게 분열시켰던 이스라엘-가자지구 문제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역시 “많은 이들은 81세의 나이에 재선에 도전한 바이든의 결정, 트럼프와의 TV 토론에서 보인 참담한 모습, 그리고 바이든이 후보 사퇴했을 때 해리스가 급히 후보로 지명된 점을 지적하지만 민주당 보고서에는 이러한 문제들을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다”고 짚었다. 보고서에는 2024년 대선의 핵심 인물인 당시 바이든 대통령(대선 후보였다가 중도 사퇴), 해리스 부통령(대선 후보)은 물론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부통령 후보), 그리고 이들 후보의 주요 보좌관 다수의 인터뷰가 빠져 있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대선 1년 반 만에 뒤늦게 공개”…갈등만 키워

이번 논란은 민주당이 11월 중간선거를 준비하며 당 결속을 다지려 하는 시점에 터져 나와 당에 정치적 부담을 더하고 있다. NYT는 “뒤늦게 공개된 이번 보고서가 민주당의 상처를 다시 후벼파고 있다”며 패배 원인에 대한 명확한 결론도 없이 내부 갈등만 재점화시킨 꼴이라고 평했다.

2028년 대선을 노리는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군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차기 유력 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민주당 소속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보고서 공개 과정의 투명성이 부족했다”며 “논란을 처리하는 방식 자체에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당 지도부가 책임 규명보다 정치적 부담 최소화에만 몰두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논란이 확산되자 마틴 위원장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번 사안이 당에 큰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11월 중간선거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의를 분산시키고 싶지 않아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야기하고 말았다”고 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4,206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