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장에 옥상정원·입체보행로…‘MZ 핫플’ 노리는 서울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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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초 보따리장사들이 추석 대목을 노리고 첫차로 농산물이 든 봇짐을 이고 청량리역으로 모여들고 있다. 중앙포토
예부터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는 대표적인 교통 중심지로 꼽혔다. 1914년 경원선, 1942년 중앙선 청량리역이 개통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몰렸고 늘어난 유동인구는 자연스럽게 시장을 형성했다. 1949년 청량리전통시장이 처음 들어선 이후 이 일대에는 사람과 돈이 더욱 모여들었다.
이후 1960년대 들어 청량리 상권은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았다. 청량리종합시장과 청과물시장, 경동시장 등 5개 시장이 자리 잡았다. 1974년 지하철 1호선 개통과 함께 서울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 밀집지가 됐다. 현재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일대에 9개 시장이 있다.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 피해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청량리종합시장에는 밤과 견과류·곡류·참기름 상점 등을 비롯해 다양한 먹을거리 가게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떡과 꽈배기, 냉면, 칼국수 등은 시장을 찾는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있다.
하지만 청량리종합시장도 ‘세월’은 피하지 못했다. 노후화가 진행되자 서울시와 동대문구는 224억4300만원을 투입해 이 일대를 ‘디자인혁신 전통시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단순한 시설 보수가 아닌 방문객이 머물고 쉬며 즐길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청량리종합시장에 들어설 에코플랫폼 조감도 모습. 사진 동대문구
종합시장 중심부에는 2층 규모의 ‘에코플랫폼’이 들어서고 주변 건물을 연결하는 입체보행로가 놓이게 된다. 옥상 정원과 이벤트존, 화장실 등 방문객 편의 공간도 조성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주변 한옥들과 연계해 북촌·서촌처럼 국내외 관광객 유입까지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준공은 이르면 2029년이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청량리 일대 지역 상권에 활력을 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금 들고 반찬거리 사러 가던 곳’으로 여겨졌던 서울 전통시장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전통시장은 동네 주민들의 생활형 소비 공간에 가까웠다. 채소와 생선 등 찬거리를 사고 상인과 흥정을 나누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광·체험이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종로구 광장시장이다. 빈대떡과 육회, 김밥 등 먹을거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이제는 국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서울 관광 필수코스’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망원시장 역시 변화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다. 과거 지역 주민 중심의 전통시장이었다면 현재는 시장 음식과 주변 망리단길 카페·소품 숍을 함께 찾는 20~30대 방문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이 결합한 관광코스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이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종로구는 오는 6월 1일부터 바가지요금 근절 등을 위해 노점 실명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뉴스1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도 빨라지는 분위기다. QR 결제와 온라인 배송, 배달앱 연계 서비스를 기본으로 갖춘 상점들이 늘고 있다. 서울 중구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전국 단위 판로 확대를 위해 우체국쇼핑 입점과 라이브커머스 방송, AI 기반 홍보 콘텐트 제작 등을 지원한다.
다만 모든 시장이 이런 ‘변화’의 수혜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몰리는 유명 시장과 달리 상당수 동네 시장은 여전히 고령화와 빈 점포 증가, 소비 감소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다. 시장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자치단체와 관계 기관들은 침체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여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고물가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격려하고,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캠페인에 나섰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전통시장은 지역경제의 뿌리이자 서민 삶의 터전”이라며 “지역공동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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