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네타냐후, 한국 오면 수갑 차나…李가 던진 ‘전범 체포’ 현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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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씨.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한국인 활동가 2명이 석방돼 귀국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며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체포영장’을 거론한 직후였다.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방한하면 체포할 수 있는지 관심이 여전하다.

국내법에 “ICC 요청 시 협력”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 도중 이스라엘군이 나포한 구호 선박에 한국인 활동가들도 있다고 보고받자 “너무 비인도적이고 심하다”며 격분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전범(전쟁범죄자)으로 인정돼서 체포영장 발부돼 있죠?”라며 “유럽 거의 대부분 국가들은 체포영장을 발부해 자기 나라로 들어오면 네타냐후 체포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우리도 판단을 해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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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이 언급한 ICC는 전쟁범죄, 대량학살, 침략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2002년 설립된 상설 재판소다. 현재 당사국은 125개국으로 한국도 2003년 가입했다. 가입 당사국들은 구속력을 위해 전범 등을 수사·처벌하겠다는 국내 ICC 이행법률을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

이행법률엔 ICC가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면 공조할 근거가 포함돼야 한다. 한국도 2011년 만든 ‘국제형사재판소 관할 범죄 처벌법’에 ICC 요청 시 ‘범죄인 인도법’에 준해 협력한다는 규정을 명문화했다. 반드시 따르거나 응할 게 아니라 “협력”하도록 돼 있어 한국 정부에 재량의 여지가 있다.

법리상 긴급 체포도 가능

ICC는 2024년 11월 네타냐후 총리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해 5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과 지상군 투입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대량 발생한 데 따른 전쟁범죄, 인도에 반한 죄를 저질렀다는 혐의였다. 당시 이스라엘은 ICC 당사국이 아닌 점을 들어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ICC는 팔레스타인이 당사국이므로 관할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론적으로는 네타냐후 총리가 방한하면 ICC 이행법률에 따라 국내 형사사법절차로 수사할 수 있다. 전쟁범죄, 집단살해 등을 저질렀다면 외국인도 “대한민국 영역 안”으로 들어올 시 국내 수사기관 관할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순전히 법리적 차원에서는 네타냐후 총리를 공항에서 긴급체포할 수도 있다.

이후 ICC가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면 서울고검이 서울고법에 ‘범죄인 인도허가 심사’를 청구하게 된다. 이 과정에 고검이 자체 판단하기에 혐의가 제대로 소명이 안 됐거나, 범죄인을 인도하지 않는 게 타당하면 청구 자체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청구가 타당하면 고법이 인도구속영장을 발부해 범죄인을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구금했다가 ICC에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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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지명수배 범죄자로 묘사한 항의 인쇄물.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하는 단체가 이탈리아 밀라노에 붙인 것이다. EPA=연합뉴스

다만 국제법에 정통한 법조계 인사는 “네타냐후 총리를 수사하지 않더라도 ICC가 제재할 수단이 없다”며 “수사여부는 실질적으로는 외교적 선택 사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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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ICC 체포영장 발부돼도 해외순방

ICC의 체포영장은 국제사회에서 큰 실효성이 있는 건 아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푸틴 대통령은 2024년 ICC 회원국인 몽골을 열렬한 환대 속에서 버젓이 방문했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을 두고도 나라마다 반응이 엇갈렸다. 유럽연합(EU)은 “ICC 결정은 모든 EU 회원국에 구속력이 있다”며 동참을 당부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은 동참의사를 밝혔다.

불참을 선언한 국가도 있다. 이스라엘 우방국인 미국과 영국이 즉각 ICC 결정에 따르지 않겠다고 입장을 냈다. 헝가리는 강경우파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재직하던 지난해 4월 네타냐후 총리 방문에 맞춰 ICC에서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르반 총리가 지난달 총선에서 참패로 실각하면서 머저르 페테르 신임 헝가리 총리가 ICC탈퇴를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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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가 지난해 4월 헝가리를 방문해 빅토르 오르반 당시 헝가리 총리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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