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죽음의 강’이 ‘생명의 땅’ 됐다…12만 철새 품은 기적의 韓도시
-
6회 연결
본문

울산 태화강 떼까마귀. 중앙포토
올겨울 울산 태화강과 동천·회야강 일대에서 월동한 조류가 12만여 마리로 조사됐다. 특히 울산의 겨울철 상징으로 꼽히는 떼까마귀는 11만 마리 넘게 확인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울산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태화강과 회야강·동천 일대에서 월동한 조류를 조사한 결과 총 111종, 12만1733마리가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전년도 같은 기간 조사된 102종, 8만9166마리보다 36.5% 늘은 수치다.
가장 눈에 띄는 종은 떼까마귀였다. 지난 2월 말 기준 11만4119마리가 관찰됐다. 울산 도심 하천 일대가 겨울철 철새 월동지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2월 울산 남구에 위치한 울산대공원에서 국내 발견이 힘든 희귀 새인 '녹색비둘기'가 포착됐다. 짹짹휴게소 윤기득 사진작가가 촬영한 녹색비둘기 모습. 뉴스1
AI 카운팅 앱으로 개체 수 집계
이번 조사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사진 분석 기술인 '카운팅 앱'이 활용됐다. 새 떼를 드론과 카메라 등으로 촬영한 뒤 AI가 중복 개체를 걸러내며 개체 수를 집계하는 방식이다.
조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짹짹휴게소' 회원과 시민 모니터링 자원봉사자들도 현장 관찰과 자료 수집에 참여했다. 한국물새네트워크 김진한 박사는 "AI 기반 기술을 활용한 과학적 조사 덕분에 신뢰도 높은 철새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찰된 조류의 종류도 늘었다. 물닭·원앙·댕기흰죽지 등 개체 수가 증가했고, 가창오리와 상모솔새 등 15개 종이 새롭게 확인됐다. 중구 다운동 삼호섬 일대에서는 독수리 200여 마리도 포착됐다.

산시가 태화강 삼호철새공원에 설치된 관찰카메라로 황로 새끼가 부화해 둥지를 떠나기까지 67일간 성장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제법 굵은 깃털이 자라난 새끼 황로. 사진은 2022년 9월 촬영된 것이다. 연합뉴스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도 다수 관찰됐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참수리·흰꼬리수리·검독수리를 비롯해 Ⅱ급인 참매·흑두루미·수리부엉이 등이 확인됐다. 조류 외에도 수달 등 희귀 야생동물이 함께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와 별도로 지난달에는 천연기념물인 '호사도요'가 울산 울주군의 한 논에서 지난해에 이어 다시 번식에 성공했다. 수컷이 알 4개를 품었고, 새끼 4마리가 모두 부화해 둥지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개체 수 증가가 기후와 이동 경로 변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는 "러시아와 시베리아 등 북방 번식지의 기온이 내려가면서 월동 기간이 길어진 데다, 제주와 일본 남부 지역의 무리까지 일시적으로 울산에 합류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울산 태화강 전경. 중앙포토
울산시는 철새의 잇따른 출현을 지역 생태환경 개선의 신호로 보고 있다. 태화강은 한때 심각한 수질오염으로 '죽음의 강'이라 불렸지만, 2004년 '생태도시 울산' 선언 이후 복원 사업이 이어지면서 생태하천으로 회복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태화강 철새정보시스템에 반영해 시민들과 공유할 예정"이라며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철새 서식지를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생태관광 자원으로도 활용해 나가겠다"고 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