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적 깎아내리고 본인 신격화”…‘슬로파간다’에 뛰어든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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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특한 인공지능(AI) 사랑이 정치판을 흔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업로드하는 AI 생성 가짜 이미지 홍수가 정치 소통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슬로파간다(Sloppaganda)’ 현상에 정면으로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슬로파간다는 AI로 생성한 저품질 콘텐트를 뜻하는 ‘슬롭(Slop)’과 ‘프로파간다(propaganda·선전)’의 합성어다. AI가 만든 자극적이고 완성도가 낮은 콘텐트를 활용해 대중의 인식과 감정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현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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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는 올해 들어서만 트루스소셜에 2700건 이상의 게시물을 업로드(20일 기준) 했다. 하루 평균 19건이 넘는 숫자다. FT에 따르면 그중 최소 75건은 AI로 생성된 콘텐트였고, 이 중 57건은 이달 첫 3주 동안에 집중됐다. 지난달 전체 8건과 비교할 때 엄청난 증가세다. FT는 “이는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한 결과로 실제 AI가 반영된 콘텐트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AI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빠르고 더 강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게시물을 만들도록 도왔다”며 “그는 이를 통해 반대 세력을 공격하고 본인의 정책을 극적으로 연출하며 나아가 자신을 신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슬린 홀 제이미슨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FT에 “이는 트럼프 언어적 수사법의 연장선”이라며 “이를 통해 본인은 더욱 위대하게 보이게 하고 반대자들은 깎아내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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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교황 레오 14세를 비난한 직후 스스로를 예수에 빗대 트루스소셜에 올린 AI 이미지.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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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트루스소셜에 2026년까지 그린란드를 미국에 병합하고, 나아가 캐나다와 베네수엘라까지 합병하는 내용을 암시하는 합성 사진을 게시해 논란이 됐다. 사진 트루스소셜 캡쳐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군사적 승리의 주역이자 종교적 상징, 성공한 사업가로 묘사하는 AI 콘텐트를 잇달아 게시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자신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미국 국기를 꽂는 이미지를 공유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기관총을 든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과 함께 “더 이상 착한 사람은 없다(NO MORE MR NICE GUY)”는 문구를 게시했다. 제이미슨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대중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비치길 원하는지가 투영된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반대파를 조롱한다. 지난해 10월 본인을 규탄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한창이던 당시 트럼프는 자신이 전투기에서 시위대 위로 배설물을 투하하는 AI 영상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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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열린 지난해 10월 18일 트루스소셜 에 올린 AI 영상. 사진 X 캡처

온라인 조사 전문가 헹크 판 에스는 FT에 “이는 권위주의 국가의 국영매체에서 흔히 나타나는 방식”이라며 “(트럼프의 게시물은) 미국식 억양이 가미된 러시아식 선전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복되는 두 가지 패턴이 있다. 하나는 지도자를 미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적을 범죄자 혹은 인간 이하의 존재로 만드는 것”이라며 “AI는 이런 메시지를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생산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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