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Focus 인사이드]위기의 한미동맹,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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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최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보고 동맹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이 많아졌다. 5월 11일 워싱턴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동맹을 걱정해 온 많은 국민은 그동안의 대북 정보 공유 관련 갈등, 비무장지대(DMZ) 출입권 관련 갈등 등을 말끔히 해소하고, 동맹 강화를 위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회담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회담은 공전했고, 공동 기자회견마저 이뤄지지 않아 갈등이 오히려 깊어진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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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펜타곤에서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을 만나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방부

전해진 바에 의하면, 회담은 양국 장관이 각자의 주장과 입장을 전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인 ‘장대한 분노(Epic Fury)’에 한국의 동참을 촉구했다. 안규백 장관은 이에 대한 답은 회피한 채 한국이 국방비 증액을 통해 핵심 방위 역량을 차질 없이 확보하고 한반도 방위의 주도적 역할 수행을 위해 노력 중임을 설명했다. 그리고 양국 장관은 동맹 현대화와 전작권 전환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지만, 양국 간 인식의 차이로 회담은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갈등이 깊어진 상태로 동맹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지난 회담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철저히 분석하고 새로운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난 회담의 패착은 한국의 공감 능력 부족과 전략 부재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은 대이란 전쟁에 한국의 도움을 요청했지만, 한국은 이에 대한 답은 피한 채 한국의 관심사만 설명했다. 미국은 공감하지 않는 동맹, 부담을 나누지 않는 동맹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한국은 지금이라도 공감하는 동맹, 부담을 나누는 동맹으로 함께 나가기 위한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미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대이란 전쟁 지원이다. 이란 전쟁에 한국의 직접적인 파병은 제한되지만, 미국이 처한 어려움을 공감하며 다양한 형태의 지원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2월 28일 개전 후 석 달여 동안 전쟁을 치르면서 미국은 전투 장비 정비, 무기 재고, 재정 등에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은 방산 및 제조업 강국으로 미국의 압박 해소에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한국이 미국에 요구할 사항도 많이 있다. 정보 공유 제한 해제를 통한 동맹 대비 태세 강화, 한반도 안보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역할 조정의 최소화, 핵추진잠수함 사업의 원만한 추진, 농축 및 재처리 능력 확보를 위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등이 핵심적으로 요구할 사항이다. 한국은 포괄적 협상을 통해 미국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한국의 요구사항도 관철하는 ‘윈-윈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전투 장비 MRO(정비·보수·운용) 지원

대이란 전쟁에 참여했던 미군의 함정·군용기·지상 전투 장비들이 전장에서 복귀하면 대대적인 정비·보수가 필요하다. 미국의 정비·보수 능력을 고려했을 때 투입된 장비의 MRO에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할 것이다. 한국의 우수한 조선소와 정비 시설을 이용해 미군 함정·군용기·지상 전투 장비 등을 정비하면 비용을 절감하며 작전 복귀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현재는 제한된 수준의 함정 MRO를 지원하고 있지만, 향후 군용기·지상 전투 장비까지 대상을 확대해 한국이 미군 MRO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면, 동맹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미국의 무기 재고 확충 지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4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군이 대이란 전쟁에서 소모한 주요 미사일과 탄약을 표와 같이 추산했다. 다수의 미사일과 탄약은 전쟁 전 재고의 50% 이상을 소모해 재고가 위험 수준에 도달했고, 소진한 재고를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보충하는 데는 최소 3~5년이 걸릴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으로 인한 지상군 탄약 부족분의 보충도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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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AFP=연합

◇미국의 이란 전쟁 주요 미사일 및 탄약 소모

구분

전쟁 전 재고

이란전 소모

생산 및 인도 소요 기간

토마호크

3100발

1000발 이상

47개월

SM-3

410발

130~250발

64개월

SM-6

1160발

190~370발

53개월

사드

360발

190~290발

53개월

패트리엇

2330발

1060~1430발

42개월

한국은 세계 최고의 방산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이 필요로 하는 무기와 탄약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 한국은 단순히 무기를 파는 것을 넘어, 미국이 취약한 차세대 재래식 무기·유도무기·탄약 등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미국 방산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중공업 전통이 강한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에 현지생산 라인을 구축해 미군의 기본 전력을 보충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미국 재건 성과로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이다.

미국의 재정 압박 해소 지원

지난 5월 중순 미 하원 예산청문회에서 미 국방부는 지난 10주간 이란 전쟁 비용을 290억 달러(약 43조 원)로 추계했다. 추계에 포함한 비용은 주로 탄약·장비 유지·병력 운용 등을 위한 비용으로, 이란의 공격으로 파괴된 전투 장비와 기지 시설 등을 추가하면 전쟁 비용은 훨씬 클 수 있다. 한국은 미국의 재정 압박 해소를 지원하려 미국산 에너지의 대규모 장기 구매를 검토할 수 있다. 이는 셰일가스와 원유 수출을 늘려 재정 적자를 해소하고 경제를 부흥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한국의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에도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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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국 해군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에서 승조원이 F/A-18 전투기를 점검하고 있다. AFP=연합

앞에서 제안한 전투 장비 MRO 확대, 무기 재고 확충 지원, 미국산 에너지의 대규모 장기 구매 등은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와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 한미는 관세 협상의 후속 조치로 2025년 11월 14일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의 제정과 전략투자 업무를 관리할 한미전략투자공사의 설립도 속속 진행하고 있다.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활용해 미국의 요구를 지원하고, 한국의 요구도 관철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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