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동 찾은 다카이치 日총리에 ‘안동포 홑이불’ 선물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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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가 경북 안동을 찾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선물한 안동포 홑이불. 사진 안동시
지난 19일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 이날 105분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간 에너지 공급 협력을 약속하는 등의 대화뿐 아니라 만찬 자리에서 조선시대 고(古)조리서에 나온 전통 음식을 맛보고 하회 선유줄불놀이도 감상하는 일정도 소화했다.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하회탈 액자나 한지 가죽 가방 등 여러 선물도 건넸다. 이런 가운데 국가무형유산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도 안동을 찾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안동포로 제작한 홑이불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동포는 대마 재배부터 삼굿(대마를 구덩이 속 달군 돌 위에 물을 부어 뜨거운 수증기로 쪄내는 방식), 베짜기 등 여러 공정을 거쳐 완성되는 전통 삼베로, 섬세한 손기술과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고유의 무형유산이다. 항균성이 강하고 땀을 잘 흡수하며 통기성이 우수하다.
이번에 전달된 안동포 홑이불은 임방호 보존회장의 모친이 전통 방식으로 직접 길쌈해 직조한 안동포를 활용해, 경상북도 김연호 명장이 홑이불로 제작했다. 전통 방식으로 짠 안동포에 장인의 손길이 더해져 전통성과 상징성을 높였다.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가 경북 안동을 찾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선물한 안동포 홑이불을 상자에 담은 모습. 사진 안동시
보존회가 이번 선물을 준비하게 된 데는 한일 양국이 공유해 온 전통문화의 연결고리가 있다. 일본 전통문화에서도 삼베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데, 일본의 전통 종교인 신토(神道)에서 삼베는 ‘청결’과 ‘성결’을 상징하며 신의 옷을 만드는 가장 고귀한 재료로 여겨진다.
안동포의 본고장이자 대마 특구 지역인 안동시 임하면 금소마을은 지난해 안동포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일본 도쿠시마(徳島)현 미마(美馬)시에 초청받는 등 문화교류를 이어 왔다.
특히 미마시의 미키 가문은 12세기부터 2019년 나루히토(徳仁) 일왕 즉위식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일왕이 즉위할 때마다 직접 짠 삼베 옷감인 ‘아라타에(麁服)’를 왕실에 헌상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한국에서 안동포가 임금에게 진상됐던 전통과도 맞닿아 있어 양국의 전통 섬유문화가 지닌 공통된 역사성과 상징성을 보여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고향인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 나루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선유줄불놀이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또한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奈良)현 역시 안동과 마찬가지로 전통 고급 마직물인 ‘나라사라시(奈良晒)’를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어 이번 선물의 의미를 더했다.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는 이번 안동포 홑이불 전달이 한일 양국이 공유해 온 전통 섬유문화의 가치를 되새기고 문화적 교류와 상호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임방호 보존회장은 “대를 이어 이어온 안동포의 가치와 장인정신이 이번 선물을 통해 전달되길 바란다”며 “안동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이 양국 간 문화적 존중과 우호 증진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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