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투자하랴, 성과급 주랴…코스피 배당수익률 역대 최저, 주주 분통

본문

btfc319f3b503fbf3203045b3306de4ed5.jpg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7815.59)보다 32.12포인트(0.41%) 오른 7847.71에 거래를 마쳤다. 뉴스1

주가 대비 배당금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수익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기 때문이다. 배당금과 달리 성과급 눈높이는 높아지면서 주주 사이에서는 “주주 환원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 통계를 보면 지난 14일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0.80%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2일 역시 0.81%에 그쳤다. 1년 전 2.12%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코스피 주식 가치 대비 상장사 전체의 현금배당 비율을 뜻한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과 주가가 빠르게 오른 반면, 배당금 증가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올해 들어 주가가 150% 가까이 오른 삼성전자의 경우 배당수익률은 22일 기준 0.57%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주당 372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는데, 지난해 1분기(365원)와 견줘 단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문제는 배당금과 달리 성과급은 급증한 영업이익에 맞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노사 갈등 끝에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으로 배분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성과급 확대가 향후 배당 여력 감소와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삼성전자 주주 채팅방 등에서는 배당금에 대한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한 주주는 “635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세후 배당금은 19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돈으로는 삼성전자 주식 한 주도 더 살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배당 매력이 떨어지면서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배당수익률은 지난 19일 기준 1.09%로, 닷컴버블 당시인 2000년 수준까지 떨어졌다. 25년 이상 배당금을 꾸준히 늘려온 ‘배당 귀족주’의 평균 배당수익률조차 1.3% 수준에 그친다.

막대한 인공지능(AI) 투자도 배당수익률이 줄어든 배경으로 지목된다. WSJ은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으로 돌려주기보다 자본 지출에 다시 쏟아붓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투자는 주주의 돈을 빨아들이는 반면, 실제로는 실망스러운 수익률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낮은 배당수익률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의 높은 배당수익률은 대만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과 외국인의 신흥국 내 대만 비중을 늘리는 근거가 된다”며 “반면 코스피는 주주 환원 측면에서 디스카운트(저평가)를 받아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전 세계 투자자가 주식 투자의 기준으로 삼는 지수)에서 비중 확대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4,206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