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산 원유 수입 급증…낮아진 중동 의존도, K정유·조선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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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온 유조선이 13일 울산 앞바다에서 원유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전쟁의 여파로 원유의 중동 의존도가 빠르게 줄고 있다. 공급망 재편으로 국내 정유사 등 산업계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24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4월 한국의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8% 줄어든 846만4026t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것은 국가별 수입 비중의 변화다. 최대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들여온 원유는 214만6202t으로 수입량의 25.4%를 차지했는데, 미국산이 214만5144t(25.3%)을 기록하며 점유율 0.1%포인트 차이로 추격했다. 지난해에 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점유율이 6%포인트 줄어든 반면, 미국 점유율은 8%포인트 늘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오만 등 중동 국가 수입량은 일제히 급감했다. 정부가 특사 파견으로 긴급 물량을 확보한 아랍에미리트(UAE) 수입량만 늘었을 뿐이다. 지난해 4월 중동산 원유 점유율은 65.2%였지만, 지난달엔 51.5%로 줄었다. 그런 사이 미국(17.3%→25.3%)을 비롯해 호주(2.1%→5.2%), 캐나다(0.7%→2.9%), 아프리카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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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선 중동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장기적 원유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전쟁이 끝나도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도 공급망 다변화를 진행 중이다. 태국 최대 정유사인 타이오일은 중동 전쟁 이전 중동 의존도가 91%에 달했지만, 전쟁 이후 중동 비율을 35% 수준으로 낮추고 아프리카와 북미·남미산 비율을 크게 늘렸다.
아시아 각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낮아지는 동시에 최근 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탈퇴하면서 업계에서는 중동전쟁이 마무리된 이후 원유 가격이 하향 안정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비OPEC 영향력이 커지면서 OPEC의 가격 결정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 업체로선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OPEC의 균열과 아시아의 원유 도입처 다변화 의지가 결합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정유사는 저렴한 가격에 원유를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유 공급망 재편은 조선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시아 각국이 중동 대신 북미나 남미 등의 공급망을 확보하면 운송 거리 증가로 선박 발주가 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카타르 항로는 약 7000해리인데, 미국 걸프만까지 항로는 약 1만2000해리라 동일 물량을 중동산에서 미국산으로 대체하더라도 선박이 더 필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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