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업자 줄었는데 장기백수는 38%↑…청년층은 ‘고용 사다리’ 첫칸서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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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환경산업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반년 넘게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장기 실업자가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최대로 늘었다. 20·30대가 장기 실업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85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00명 감소했다. 구직 기간이 3개월 미만으로 짧은 실업자가 44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5000명(9.2%) 줄었다. 반면 구직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 실업자는 10만8000명으로 3만명(37.6%) 증가했다. 전체 실업자 수는 줄었지만, 오랜 기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는 늘어난 셈이다.
4월 기준 장기 실업자가 10만 명을 넘은 것은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12만9000명) 이후 5년 만이다. 2022년 9만1000명에서 지난해 7만9000명까지 감소했으나, 올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실업자 가운데 6개월 이상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2.7%로, 4월 기준 2004년(13.6%)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장기 실업 증가는 30대 이하에서 두드러졌다.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6개월 이상 실업자 중 15~29세 청년층은 2만9000명, 30대는 3만2000명이었다. 두 연령대를 합치면 6만1000명으로 전체 장기 실업자의 56.5%를 차지했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환경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층과 바로 윗세대인 30대의 고용률 격차 역시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43.7%로 30대 고용률(81.0%)보다 37.3%포인트 낮았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9년 6월 이후 최대 격차였던 지난 3월(37.4%포인트)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청년층은 학업·군복무 등으로 인해 고용률이 30대보다 낮은 게 통상적이지만, 이 정도 차이가 나는 건 이례적이다. 두 세대 간 고용률 차이는 2000년대엔 20%포인트대에 불과했지만, 2010년대 30%포인트대에서 최근 40%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됐다. 현재 30대에는 청년기 노동시장에 들어온 뒤 경력을 쌓아 30대에 안정된 일자리로 이동하는 ‘고용 사다리’가 작동했다. 하지만 지금 청년층에게는 그 첫 단계부터 막히는 양상이다.
경력직 선호와 수시 채용 확대, 인공지능(AI) 확산 등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기업들이 신규 인력을 대규모로 뽑아 키우기보다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첫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가 고용 유발 효과가 크지 않은 점도 청년 일자리 부진의 배경 중 하나다.
정부는 대기업이 직접 설계하는 직업훈련 과정인 ‘K-뉴딜 아카데미’를 마련하고, 형편이 어려운 ‘쉬었음’ 청년에게 월 60만원씩 최장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주는 대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청년 고용 부진이 산업구조와 채용 관행 변화가 맞물린 문제인 만큼 단기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AI 도입 등으로 신규 채용을 줄이는 구조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자영업에 집중된 청년층 창업을 기술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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