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관이 고소한 사건, 같은 경찰서 동료가 조사…경찰 “감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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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한 경찰서에서 골프 라운드 중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경찰관이 고소한 사건을 같은 경찰서 동료 경찰관이 조사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프로골퍼가 어프로치 샷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충남의 한 경찰서에서 경찰관이 고소한 사건을 같은 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수사한 사실이 드러나 ‘불공정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금산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는 지난 3월 ‘과실치사상 혐의’로 B씨를 자신이 근무하는 금산경찰서에 고소했다. 지난 2월 22일 전북 무주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드 중 날아온 골프공에 맞다 다쳤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병원에서 발급한 ‘전치 2주의 진단서’도 제출했다.
골프 라운드 중 공에 맞아…한 달 뒤 고소장 접수
경찰과 B씨 등의 의견을 종합하면 당시 8번 홀(파5)에서 B씨가 친 어프로치(골프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그린의 홀에 공을 가까이 보내는 기술) 샷이 슬라이스(골프공이 오른쪽으로 휘는 상황) 타구가 나면서 옆 홀에 있던 A씨가 공에 맞았다. 사고 직후 B씨는 캐디(경기보조원)와 함께 A씨에게 사과하고 부상 여부도 확인했다고 한다. B씨는 A씨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건네고 문제가 되면 전화를 주기로 대화를 나눈 뒤 두 팀 모두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후 A씨는 한 달 뒤인 3월 23일 자신이 근무하는 금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금산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내부 담당 경찰관에게 배당했다. 고소인인 A씨가 현직 경찰관이고 근무지가 금산경찰서인 것을 알게 된 B씨는 경찰 측에 “수사에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담당 수사관(경찰관)은 “고소인이 같은 경찰서에 근무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다른 경찰서로 (사건을) 보낼 규정은 없다”며 B씨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충남의 한 경찰서에서 경찰관이 고소한 사건을 같은 경찰서 동료 경찰관이 조사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자 충남경찰청이 사건을 직접 수사하고 감찰도 검토 중이다. 신진호 기자
하지만 경찰청 훈령인 ‘사건의 관할 및 관할 사건 수사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경찰관이 고소인이나 피의자인 사건은 해당 경찰관 소속 경찰서가 아닌, 동일한 법원 관할 내 인접 경찰서에 배당해야 한다. 특히 사건·사고 및 고소·고발 업무를 총괄하는 담당 과장조차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경찰서, '경찰청 훈령' 지키지 않은 의혹
국민권익위원회도 ‘경찰관이 고소인이나 피의자의 경우 소속기관에서 수사하는 것은 공정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경찰서로 이송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한 바 있다.
피고소인인 B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요구한 합의금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판단,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B씨는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관으로부터 합의금 기준은 없고 다른 사건을 예로 들면서 합의하지 않으면 (사건을) 검찰에 넘기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충남경찰청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금산경찰서는 “단순한 착오였다”며 사건을 상급기관인 충남경찰청으로 이송을 결정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지 두 달 만이다. 이 사건 조사는 충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가 진행할 방침이다. 광역범죄수사대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이) 업무상 과실치상으로 들었다. 아직 우리에게 넘어오지 않았는데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금산경찰서에서 사건 접수와 처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다른 차원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본지는 해당 사건의 보고 여부와 배당 과정 등을 확인하기 위해 금산경찰서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충남경찰청은 사건 배당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보고 누락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금산경찰서에 대한 감찰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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