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전쟁 84일만에 출구 찾나...트럼프 “협상안 대체로 타결, 최종 확정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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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 이란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개전 84일만인 23일(현지시간) 종전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 가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바로 전날까지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격 재개를 시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협상 내용이 대체로 타결됐다”고 밝히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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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넉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저지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전용 헬기인 ‘마린 원’에서 내려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던 중 관계자들에게 말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미국이 그동안 대전제로 내세워온 핵 프로그램 폐기에 대한 명확한 의견 절충이 이뤄지지 않은 채로 추후 별도의 핵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양측이 양해각서(MOU) 수준의 종전안에 합의하더라도, 핵협상 과정에서 언제든 합의가 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동국 ‘보증’ 세워…“최종 확정만 남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중동국가 정상들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협정의 최종 사안과 세부 내용이 현재 논의되고 있고, 조만간(shortly) 발표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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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23일 이란 외무부가 공개한 사진 속에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오른쪽)과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 사이드 아심 무니르가 회담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된 이란의 요구안을 사실상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바레인 등 이란 주변 국가 지도자들의 실명을 거론한 뒤 “미국과 이란 및 ‘평화 MOU’의 모든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며 “열거한 여러 국가들 간의 협정은 대체로 타결됐고, 최종 확정만을 남겨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동국가들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정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당사자이거나, 최소한 양측의 약속 이행을 담보할 보증인의 역할을 하게 될 거란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도 “별도의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고 강조했다. 함께 이란 전쟁을 주도한 이스라엘 역시 이란과의 합의안에 큰 이견을 표출하지 않았음을 시사한 말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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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7일 미국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부터 이견…“60일 내 협상 진행”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란과의 합의안 내용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해협과 관련해서도 “호르무즈가 개방될 것”이라는 표현이 전부였고, 특히 합의의 ‘레드라인’으로 내세웠던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선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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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은 당장 호르무즈해협이 개방될 거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반박했다. 이란의 반관영 매체인 파르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불완전하고 현실에 부합하지 않은 발표”라며 “양측이 교환한 문건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은 이란의 관리하에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통해 입수한 합의안 초안을 인용해 “양측의 합의안엔 60일간의 휴전 연장이 포함돼 있다”며 “해당 기간 호르무즈 재개방과 이란의 석유 판매 허용에 이어 핵 프로그램 제한에 대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MOU 체결 60일 내에 호르무즈해협과 핵 프로그램에 대한 순차적 협상을 진행한다는 의미다.

호르무즈해협에 대해선 이란이 먼저 해협을 개방하고 기뢰 제거에 협조할 경우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풀고 석유 판매를 금지한 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부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이번 합의 핵심 원칙은 ‘성과에 대한 구제’”라며 “이란의 협조가 빠를수록 봉쇄 해제도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짜 ‘뇌관’은 핵…“합의 무산 가능성”

핵 문제에 대해선 향후 협상 과정에서 더 큰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악시오스는 합의안 초안에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포함됐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 폐기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보도했다. 협상 과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와 별도로 악시오스에 “이란은 중재자를 통해 우라늄 농축 중단과 핵물질 포기에 관해 양보할 의향이 있는 범위에 대해 ‘구두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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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서펀에 위치한 록랜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연설을 하던 중 특유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이란 제재 해제와 자금 동결 완화는 완전한 합의를 이끌어낼 동기가 될 수 있지만, 이란이 실제로 어디까지 나아갈 의향이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핵협상에 진지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합의는 60일 전에도 무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핵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이란의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로 핵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핵과 관련한 이란의 약속에 대해선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다른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뉴욕타임스(NYT)에 “합의안의 핵심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포기한다는 분명한 약속”이라고 주장했다. MOU 단계에서 이란이 사실상의 ‘핵포기’를 선언한 뒤 이를 실행하기 위한 후속 논의가 이어질 거란 주장이다.

반면 이란의 고위 관리는 NYT에 “(MOU) 합의엔 핵 프로그램의 운명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담겨 있지 않다”며 “핵과 관련한 모든 사안은 30~60일 이내에 협상될 것”이라고 했다. 추후 핵협상의 방향성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는 것이다.

‘핵 추후 논의’ 불가피…내부 비판 노출

양측의 주장을 종합하면 이번 MOU는 핵 문제에 대한 완전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체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MOU에 핵을 비롯해 동결자산 해제 등의 의제가 모두 담겼다고 밝히면서도, 핵에 대해선 ‘30일 혹은 60일의 유예를 둔다’는 내용이 명시됐다고 강조했다. 기간의 차이가 있지만 미국 언론이 보도한 내용과 유사하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금지 및 미국의 이란 농축 우라늄 회수’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채 당장의 종전을 위한 MOU에 서명할 경우 전쟁의 명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지지층 내에서도 이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합의문에 서명했다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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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 도착해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실제 이날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에 제기되자 공화당 소속 로저 워커 상원 군사위원장은 SNS에 “이란이 진정으로 협상에 임할 거라는 믿음 하에 이루어지는 60일 휴전은 재앙이 될 것”이라며 “‘장대한 분노’ 작전으로 이뤄낸 모든 성과까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국무장관을 지냈던 마이크 폼페이오도 “이란과 논의 중인 이 협상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돈을 대 대량상상무기 프로그램을 구축하게 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 우선주의와도 거리가 멀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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