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년전 강다니엘 ‘디시’에 졌다…李 호통에도 ‘일베 폐쇄’ 미지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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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폐쇄를 언급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폐쇄론에 불을 붙이면서 표현의 자유와 혐오 표현 규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 대통령, 일베 정조준
이 대통령은 24일 엑스(X·옛 트위터)에 “엄격한 조건 하에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 배상, 일베처럼 조롱과 혐오를 방치·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징벌 배상, 과징금 등 필요 조치를 허용하는 것에 대한 공론화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국무회의에도 지시하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에서 일베 이용자로 추정되는 방문객들이 조롱성 행동을 했다는 내용의 보도도 함께 공유했다.
사이트 폐쇄 가능한가
일베 폐쇄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에는 일베 폐쇄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3만명이 동의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방송통신위원회는 웹사이트 전체 게시물 중 불법 정보가 70%에 달하면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며 일베 폐쇄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8년 1월 '일베 폐쇄'를 요청하는 국민청원.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불법 정보를 판단하는 근거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다. 이 법은 ▶음란한 정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정보 ▶공포심·불안감을 유발하는 정보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정보 등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유통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베가 실제 폐쇄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일베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주제의 글이 올라오기 때문에 불법 정보가 전체 게시물의 70% 이상을 넘기가 쉽지 않아서다. 한국에서 불법 사이트가 폐쇄된 사례로는 여성·아동 성 착취물이 공유되던 소라넷(2016년 폐쇄)이 대표적이다.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일베 사이트 로고. 연합뉴스
일베 폐쇄론이 등장할 때마다 늘 제기되는 표현의 자유 논란도 있다. 이날 이 대통령도 “일베처럼 사회 분열·갈등을 조장하는 데 관해서도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병존한다”고 적었다. 앞서 2021년 가수 강다니엘이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을 이유로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갤러리 폐쇄를 요구한 소송에서도 법원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수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사례가 있었다.
특정 커뮤니티를 폐쇄하는 것에 대한 실효성·형평성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사이트를 폐쇄하면 기존 이용자들이 다른 사이트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 가 있고, 특정 정치 성향에 ‘재갈 물리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박성배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성착취물처럼 불법성이 명확한 사안과 달리, 표현의 문제는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정보’로 분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은 어떻게
국내외 플랫폼들은 혐오 표현에 관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악성 댓글을 탐지하는‘인공지능(AI) 클린봇 3.0’을 업그레이드했다. 기사 제목과 본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악성 댓글을 차단하는 기능이다. 특히 자살·자해 등 생명 경시, 사건·사고 피해자와 유족을 향한 비하 표현 등을 탐지한다. 틱톡은 특정 종교·문화·인물을 대상으로 한 혐오 콘텐트를 금지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업계가 참여하는 한국인터넷정책자율기구(KISO)는 2023년 ‘혐오표현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바 있다. 회원사가 혐오 표현에 대해 삭제, 경고 등 조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플랫폼의 자율 규제, 선제적인 관리 책임은 불법 정보에 대응하는 사회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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