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캐즘+포비아 확산' 잇단 전기차 악재에 하이브리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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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인천 청라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데 이어 용인에서도 테슬라 전기차에 불이 나면서 ‘전기차 포비아’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기차 업계에 연이은 악재가 겹치면서, 친환경차 중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좋고 안전성이 입증된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34만78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하이브리드차(27.9%)를 제외하면 전기차(-13.3%),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36.3%), 수소차(-38.9%) 등 다른 친환경 차종은 모두 판매가 줄었다.

수출 부문에서도 하이브리드차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1~7월 친환경차 전체 수출량은 43만9294대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전기차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0.5% 감소한 16만6346대를 기록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29.6% 감소한 3만1627대 ▶수소차는 69.6% 감소한 73대로 집계됐다. 반면 하이브리드차 수출량은 24만1248대로 유일하게 전년도보다 29.0% 증가했다.

전기차, 캐즘·고금리·화재 사고까지 악재 겹쳐

올해 들어 전기차 판매가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는 캐즘과 고금리 장기화, 보조금 중단,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이 꼽힌다. 캐즘이란 첨단 기술 제품이 얼리어답터가 지배하는 초기 시장에서 대중화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줄거나 정체하는 현상을 뜻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보통 신차를 살 때는 보수적 접근(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차를 사는 경향)을 한다. 이런 관점에서 전기차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이동수단”이라며 “아직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주행거리도 짧으니 얼리어댑터를 제외하면 주력세대가 편입되기까지 앞으로 3~4년 정도 시간일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독일·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중단된 점, 미국에서 고금리 영향으로 가성비가 떨어지는 전기차 선호도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대체재 떠오른 하이브리드…연비↑·화재위험↓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좋은 대체재가 됐다. 전기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는 출시된 지 28년이 지난 만큼 전기차보다 안전하면서 내연기관보다는 연료 효율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보다 화재 위험이 낮다. 내연기관 운행 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식이라 운전자가 전기를 직접 충전하지 않아도 되고 애초에 배터리 용량도 전기차보다 현저히 적어 화재가 발생해도 피해가 크지 않다. 소방청의 '자동차 유종별 화재 현황'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등록 대수를 기준으로 화재 발생률을 계산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0.002%로 집계됐다. 전기차는 0.013%로 가장 높았고, 휘발유와 경유 차량은 각 0.006%, 0.015%를 기록했다.

당분간 하이브리드차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은영 연구원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3~4년 정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결국 대세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며 인프라 구축과 현실성 있는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의 경우 충전 인프라 부족과 집단 거주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공포감이 크다”라며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와 인프라 확충 등에 대한 적극적인 정부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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