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0시 40분 현재 천리안 2A호 위성의 수증기 영상. 9호 태풍 종다리가 접근 중이다. 기상청 제공

제9호 태풍 ‘종다리(JONGDARI)’가 20일 오후에 제주 서쪽을 지나 북상하면서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올해 첫 태풍이 될 전망이다. 종다리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1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오전 9시 현재 태풍 종다리가 서귀포 남남서쪽 약 2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5㎞로 북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대풍속은 초속 19m, 강풍 반경은 180㎞로 규모는 작은 편이다.

신재민 기자

종다리는 오후 5시쯤 제주 서쪽 해상을 지나면서 제주도에 60㎞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저녁 9시에는 비슷한 세력을 유지한 채로 목포 남서쪽 약 100㎞ 부근 해상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때 전라 일부 지역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후 태풍은 서해를 따라 북상하면서 세력이 약해져 21일 자정에는 다시 열대저압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는 21일 오전 9시쯤에 충남 서산 인근에 상륙한 뒤에 경기 남부 지역을 통과하겠고, 강원 내륙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은 저녁에서 늦은 밤사이에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느냐에 따라서 태풍 경로에 대한 변동성은 계속 있는 상황이고 태풍이 그렇게 강하지 않기 때문에 중심이 조금씩 흔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 중인 20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이 접근하면서 이날 오후부터 제주도와 전남 해안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주 남쪽 바깥의 먼바다에는 태풍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태풍이 가까워질수록 태풍 특보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풍의 오른쪽 강풍대를 따라 제주와 남해안, 지리산 등에는 21일까지 최대 10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열대저압부(TD) 경로에 위치한 충남과 수도권 일부 지역도 21일 새벽부터 낮 사이에 최대 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 등 수도권은 20~60㎜, 경기 남부는 80㎜ 이상의 비가 예상된다.

바람도 강하게 분다. 20일 오후부터 21일 새벽 사이에는 제주와 남해안 중심, 21일 새벽부터 오후에는 중부 서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초속 15~20m에 이르는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풍랑특보가 발효 중인 해상에서는 강풍을 동반한 최대 5m의 높은 물결이 일 것으로 보여 대비가 필요하다.

20일 오전 서울시내 한 건물에 에어콘 실외기가 작동하고 있다. 뉴시스

태풍의 열기가 더해지면서 폭염의 기세도 20일에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풍에 의해 고온다습한 남동 기류가 유입되면서 서쪽 지역은 기온이 더 증가할 전망이다. 서울은 이날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치솟겠고,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37도에 이르는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밤에도 열기는 식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서울은 간밤에 최저기온 27도를 기록하는 등 7월 21일 이후 30일째 열대야가 반복돼 사상 처음으로 ‘한 달 연속 열대야’를 겪었다. 이날 밤사이에도 비슷한 수준의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1~22일 낮에는 중부지방에 비가 이어지면서 기온이 일시적으로 하강할 전망이다.

김 분석관은 “21~22일 강수에 의해서 중부 지방에 일시적인 기온 하강이 있겠지만 23일부터는 다시 기온이 올라가는 추세가 이어지기 때문에 폭염은 당분간 이어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