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장애인사격 세계챔피언 박진호와 프랑스 소년의 멋진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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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갖고 있는 아르투르 베르토메(왼쪽)와 함께 사진을 찍어준 사격 금메달리스트 박진호. 사진 공동취재단

"금메달리스트와 사진 찍고 싶어요."
박진호(47·강릉시청)는 31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에게 한 가지 부탁을 받았다. 대한장애인사격연맹 관계자를 통해 "프랑스 어린이가 박진호 선수와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데, 혹시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느냐"는 이야기를 전했고, 박진호는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아르튀르 베르토메(7)는 박진호를 보자 밝은 미소를 짓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버지 니콜라 씨는 박진호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니콜라 씨는 "혹시 'Merci(고맙습니다)'를 한국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알려줄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취재진에 "정말 환상적이지 않은가. 무척이나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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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르 베르토메(왼쪽)의 어머니 에마눼일(왼쪽), 아버지 니콜라. 사진 공동취재단

어머니 에마뉘엘 씨는 "아르튀르는 앞으로 몸 상태가 어떻게 악화될지 모르는 장애를 갖고 있다"며 "뇌와 근육에 장애를 갖고 있어서 몸에 힘을 주지 못하는데, 스포츠를 정말 좋아하는 어린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록 아르튀르는 몸에 힘을 주지 못하지만, 스포츠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즐기고 있다.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니 부모로서는 아르튀르가 패럴림픽을 최대한 즐길 수 있게 어떻게든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진호와 남긴 추억은 아르튀르 가족의 보금자리 한편에 오랫동안 머물 예정이다. 에마뉘엘 씨는 "아르튀르가 선수들과 사진을 찍으면 사진을 액자에 담아 보관해놓는다. 아르튀르가 액자를 들고 가지고 놀기도 하는데, 그게 사진을 액자에 담아 보관해두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기억은 언젠가 사라지기 마련이지 않은가. 하지만 사진은 항상 그렇듯, 기억보다 우리 곁에 영원히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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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갖고 있는 아르투르 베르토메(왼쪽)와 함께 사진을 찍어준 사격 금메달리스트 박진호. 사진 공동취재단

염원했던 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낸 박진호의 메달 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첫날부터 사격이 (결과가) 잘 풀렸기 때문에 더 마음 편하게도 쓸 수 있었던 점도 있었다. 한편으론 '다른 선수들도 하는데, 내가 왜?'라는 생각으로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결선에 임했다. 그 생각이 내가 끝까지 물고 늘어질 수 있게 해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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