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조직원들이 17일(현지시간) 무선호출기 테러로 사망한 동료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18일 새로 발생한 무전기 폭발은 이러한 헤즈볼라 대원 장례 행렬에도 발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AP=연합뉴스

레바논 전역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쓰는 무선호출기(삐삐)가 동시 폭발해 2800여명 사상자를 낸 지 하루 만에 이번엔 수십 개의 무전기(워키토키)가 폭발했다. CNN은 레바논 당국을 인용해 "사망자 최소 9명, 부상자 300명 이상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연이틀 테러에 중동 긴장감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과 로이터통신 등을 종합하면, 이날 저녁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교외에서 15~20건의 폭발음이 들렸고, 남부 지역에서도 최소 10차례 이상의 폭발이 있었다.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지역에선 전날 무선호출기 폭발로 숨진 헤즈볼라 대원의 장례식 행렬 주변에서 무전기가 터지기도 했다.

CNN은 레바논 보건당국을 인용해 최소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부상자도 3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사상자 규모로 볼 때 피해 규모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폭발한 휴대용 무전기는 헤즈볼라가 5개월 전 구입했고, 조직원들이 사용하는 무전기가 표적이 됐다고 로이터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주요 언론은 중동 현지에서 이스라엘이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베이루트 남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뉴욕타임스(NYT)에 "사방에서 갑자기 폭발음이 동시에 들렸고, 눈 앞에 있던 건물이 불탔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서로 휴대폰을 끄고 배터리를 제거하라고 소리치고 있다는 현지 기사도 나왔다.

이번 폭발은 전날 헤즈볼라를 겨냥해 무선호출기가 일시에 폭발한 지 딱 하루 뒤에 발생했다. 전날 테러는 최소 12명이 숨지고 2800여명이 다쳤다. 희생자 중엔 어린이 등 민간인도 다수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