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헤즈볼라 수장 사망에 “정의의 조치”…내부선 ‘바이든 패싱’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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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내 총기 폭력 관련 행사에 참석한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64)가 사망한 데 대해 “정의의 조치”(measure of justice)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마이웨이’식 행보에 바이든 행정부 내부에선 불만이 커지는 기류가 감지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하산 나스랄라와 그가 이끈 테러단체 헤즈볼라는 지난 40년간의 공포 통치 기간 수백 명의 미국인을 살해한 책임이 있다”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그의 죽음은 미국인과 이스라엘인, 레바논 민간인 수천 명을 포함한 수많은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의 조치”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헤즈볼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후티(예멘의 친이란 무장 단체) 및 기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모든 테러 단체에 대한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바이든 “휴전 해야 할 때”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목적은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외교적 수단을 통해 현재의 갈등을 완화하는 것”이라며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의 외교적 해법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미사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가 불가피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휴전을 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별도 성명에서 “하산 나스랄라는 손에 미국인의 피를 묻힌 테러리스트”라며 그의 피살에 대해 “정의의 조치”라고 규정했다. 이어 “나는 항상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중동의 분쟁이 더 광범위한 지역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외교는 민간인을 보호하고 이 지역의 지속적인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사전 정보 없이 사후 도움 요청, 실망”

이스라엘군은 27일 헤즈볼라 지휘부 회의가 열린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를 공습해 나스랄라를 제거했다고 28일 밝혔다. 나스랄라 살해 이후 이스라엘은 중동 ‘저항의 축’ 이란이 자국에 보복 공격을 하지 않도록 조처를 취해줄 것을 미측에 요청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이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행정부는 나스랄라 공격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강조한다”면서 “미 정부 한 당국자는 ‘나스랄라는 나쁜 사람이지만 이스라엘이 우리와 상의하지 않고 이런 일을 하고는 이란 문제를 정리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YT “미·이스라엘 간 긴장 심화”

미 뉴욕타임스(NYT)도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미국 카운터파트에 나스랄라 공격에 대해 어떤 사전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공격이 바이든과 네타냐후 사이의 긴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이 제시한 ‘이스라엘ㆍ헤즈볼라 3주 휴전안’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이미 미국과 이스라엘 간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이번 일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정부 내 반감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NYT는 “최근 며칠간 (미국과 이스라엘 간) 미스 커뮤니케이션과 계산 착오는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간 단절을 부각시켰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공식 성명으로는 나스랄라 살해를 “정의의 조치”로 규정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라는 얘기도 나온다.

NYT는 바이든 정부 내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행정부를 패싱하고 나스랄라를 살해한 것이 의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우려고 한 것 아니느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최근 몇달 동안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깊어진 불신과 의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스랄라 살해와 관련해 이날 기준 성명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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