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정위 “알리·테무, 오배송·위해물품유통·허위광고 방지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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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의 소비자 보호 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보고 개선을 권고했다.

29일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의 소비자 보호의무 이행 점검 실태조사’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 3월 발표한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대책’의 일환이다.

공정위는 알리·테무가 ①사업자 정보제공 ②소비자 분쟁해결 ③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 등 3가지 부문에서 전부 미흡한 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무엇보다 우선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 부문과 관련해서 공정위는 “반복 오배송과 위해물품 재유통 차단 관련 매뉴얼, 위해물품 관련 정보 제공, 허위광고에 대한 사업자 교육 등에서 미흡한 부분이 확인됐다”며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분쟁해결 부문과 관련해 공정위는 “알리의 경우 일부 민원에 대해 여전히 외국어를 사용하는 상담원이 번역기를 이용해 답변하고, 민원처리 방법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지적했다. 테무에 대해선 “분쟁해결 기간을 안내하지 않거나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업자 정보제공 부문과 관련해 공정위는 “알리·테무는 상품 정보가 번역체 어투 등을 통해 제공돼, 가독성이 제고될 필요성이 있다”며 “통신판매업 신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테무의 경우 주소·전화번호·사업자등록번호를 국외 정보로만 표기했는데, 공정위는 “소비자가 실제로 연락할 수 있는 국내 정보도 함께 표기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개선을 요구했다.

한편, 공정위가 최근 1년간(2023년 6월~올해 5월)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을 각각 1개 이상 이용해 본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들은 1개월 평균 국내 쇼핑몰을 5.99회 이용하고, 국외 쇼핑몰을 2.1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이용금액은 국내 쇼핑몰 10만9640원, 국외 4만9737원이었다.

특히 국외 쇼핑몰에서 소비자 문제를 경험한 비율은 28.8%였다. ‘품질 불량’ 문제가 가장 많았고, 그 뒤로 ‘허위·과장 등 부적절한 표시·광고’ 문제가 두드러졌다. 국외 쇼핑몰에서 소비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 제기를 포기하는 비율은 29.2%에 달했다. 국내 쇼핑몰의 경우(13.4%)와 비교하면 두 배를 넘는다. 또한 국외 쇼핑몰의 소비자 문제 답변 통보 시간은 2.6일로 국내(1.8일)보다 0.8일 늦었다. 환불이 된 경우에는 국외 쇼핑몰의 문제 해결 시간이 5.8일로 국내(4.8일)보다 1일가량 지연됐다. 국외 쇼핑몰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평균 2.83점으로 국내 평균(3.21점)보다 낮았다.

이승규 공정위 소비자정책총괄과장은 “해외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불만 및 분쟁 처리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화 방안을 담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수준을 조정하는 추가적인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일 “알리·테무의 불공정 약관 47개를 시정하고, 위해제품 1915건의 유통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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