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휴전, 하루 만에 휴지조각?…이스라엘, 헤즈볼라 군시설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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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헤즈볼라와 맺은 60일 일시 휴전 협정이 발효된 지 하루만이다. 양측은 상대방이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전쟁 13개월 만에 이뤄진 휴전이 ‘풍전등화’ 상황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헤즈볼라의 중거리 로켓 시설에서 움직임을 확인한 뒤 전투기가 해당 시설을 공습해 위협을 제거했다”며 “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휴전 협정을 위반하는 모든 행동을 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IDF는 이 과정에서 해당 시설에 도착한 무장 세력 2명을 공격했다고 했다.
레바논 남부 여러 지역에서 수상한 이들을 향해 수차례 경고 사격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IDF는 “용의자들이 차를 타고 레바논 남부의 여러 지역에 도착했다”며 “휴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레바논 당국과 국영언론은 IDF가 공격한 2명의 무장 세력이 휴전 후 고향에 돌아가던 민간인이라고 주장했다. 레바논 측에 따르면 IDF의 이날 공격은 ‘블루라인(유엔이 설정한 이스라엘과 레바논과의 경계선)’에서 2㎞ 이내에 있는 마르자바, 와자니, 크파르추바, 키얌 등에서 이뤄졌다. 레바논군은 “이스라엘이 여전히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고, 전투기와 드론(무인기)으로 공중 감시도 하며 휴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헤즈볼라도 반발했다. 헤즈볼라 소속의 하산 파들랄라 레바논 의원은 “IDF가 국경 마을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향후 대응에 대해선 “헤즈볼라는 자위권이 있다”면서도 “성급히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AP통신은 “이번 사태는 아직 심각한 인명피해가 나진 않았지만, 휴전 합의의 취약성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번 60일 일시 휴전의 골자는 IDF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물러나는 것이다.
양측은 물러난 상호 완충지대에서 일체 무력 행동을 하지 않고, 이곳에 주둔한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에 관리를 맡겨야 한다. 하지만 이 지역에선 이스라엘 감시 드론의 비행 소리와 기관총 발사 소리가 여전히 들리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서로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현지 매체 채널14에 “헤즈볼라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집중적인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휴전의 틀을 깨면 강력한 전투로 대응하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현재 피난을 갔던 레바논 주민들은 고향인 이 지역으로 돌아오는 반면, 이스라엘은 북부 국경지대 주민들에게 귀환 지시를 아직 내리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처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IDF가 레바논에서 철수하는 과정을 방아쇠에 손을 얹고 감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휴전하자마자…美, 이스라엘에 9500억 무기 판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합동직격탄(JDAM)을 비롯한 6억8000만 달러(약 9484억 원) 상당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의회에 통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JDAM은 정밀유도폭탄 중 하나로 위치정보시스템(GPS) 신호를 활용해 표적 지역을 정확하게 때릴 수 있다.
미국은 폭탄의 무게를 줄이고 활강 거리를 늘린 소구경탄(SDB)도 이스라엘에 판매할 방침이다. 두 무기는 이스라엘이 요청한 무기들로 미국은 지난 여름에도 2억6000만 달러(약 3625억 원) 상당의 JDAM과 SDB를 이스라엘에 판매했다.
이에 미국이 휴전 기간 이스라엘의 빈 무기고를 채워주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6일 휴전을 발표하면서 “우리 군대에 휴식을 주고 재고를 보충할 수 있다”며 “무기와 군수품 배송 지연이 곧 해결될 것”이라며 무기 재고 확보가 휴전 이유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다만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무기 판매안이 휴전 합의 전인 지난 9월 미 의회에 제출됐고 백악관의 최종 판매 결정은 10월 말에 이뤄졌다”고 미 언론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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