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비운의 테크니션' 안진범, 현역 은퇴...지도자로 제2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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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안진범

 "아쉽지만 지금이 은퇴할 타이밍인 것 같아요."

'비운의 테크니션' 안진범(32)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부상 중이던 그는 최근까지 복귀를 준비했지만, 몸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끝내 은퇴를 결심했다. 안진범은 "20대 때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마음 같아선 더 뛰고 싶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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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안진범

안진범은 학창 시절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특급 미드필더로 기대를 모았다. 제주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됐다.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그는 개인기로 압박을 벗어나고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화려한 패스와 개인기가 뛰어났다. 바르셀로나의 레전드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은퇴)와 닮았다고 해서 별명도 '안사비'였다.  그와 동갑내기로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은 이재성(마인츠), 김진수(전북), 이종호(은퇴) 등이다.

17세 안진범과 손흥민은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안진범은 부경고를 거쳐 고려대에 진학해서도 빛났다. 그는 박주영(울산), 권순형(은퇴) 등 고대 스타 선배들이 달었던 에이스 상징인 10번을 물려 받았다. 아이돌 그룹 멤버처럼 곱상한 외모로 소년팬들까지 몰고 다녔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꽃길만 걸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재능을 제대로 꽃 피우기도 '부상 악몽'이 시작됐다. 무릎 부상을 당한 그는 2013년 튀르키예 U-20 월드컵 출전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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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안양에서 '꽃미남'으로 인기를 모으던 시절의 안진범. 사진 FC안양

치료와 재활을 거친 그는 2014년 울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하며 다시 한 번 부품 꿈을 꿨다. 하지만 인천, 안양을 거치면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2018년 군팀 상주에 입단하면서 다시 재기하는 듯 했으나, 인천과 성남에서 뛰는 동안 다시 잦은 부상으로 주저 앉았다. 이 때문에 그의 통산 K리그 출장 수는 133경기(3골 어시스트)에 불과하다. 안진범은 "부상이 워낙 많았다. 그래서 '비운의 선수'라고 불린 것 잘 안다. 그럴 때 더 노력하지 않고 안주한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내가 더 적극적으로 몸을 관리했다면 경기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워했다.

안진범은 지도자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 경기도 구리에 축구 아카데미를 열고 후배들을 양성 중이다. 그는 "축구를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나부터 다시 만들어가겠다. 제가 그라운드에서 다 이루지 못한 꿈을 감독이나 코치로 이루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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