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이조스의 WP '우클릭' 시사…머스크 "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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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진보 성향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의 논조가 전격 보수화될 전망이다. 사주 제프 베이조스가 WP의 '오피니언 지면'에 대한 대대적인 논조 변화를 예고하면서다. 미 언론은 억만장자 사업가인 베이조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코드 맞추기'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조스는 26일(현지시간)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 신문의 '오피니언 지면'은 이제 매일 '개인의 자유'와 '자유 시장'이란 두 가지 핵심 가치를 지지·옹호하는 글을 쓸 것"이라며 "이 두 가지 가치에 반하는 내용은 게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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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AFP=연합뉴스
이는 보수 진영이 추구해온 핵심 가치로 앞으로 WP가 '우클릭'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피니언 지면엔 신문의 입장과 견해를 보여주는 사설이 실린다.
베이조스는 이런 결정의 배경으로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신문은 모든 관점을 아우르는 폭넓은 오피니언 지면을 매일 아침 독자의 집 앞에 배달하는 서비스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지만 오늘날엔 인터넷이 그 역할을 한다"고 했다. 정통 언론으로서 해당 두 가치에 무게를 두는 차별화를 하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WP의 오피니언 편집인 데이비드 시플리는 이번 방침에 반발해 사임했다. 베이조스는 "나는 시플리에게 이 새로운 장을 이끌 기회를 제안하며 '물론입니다' 혹은 '아니오'라고 답해야 한다고 했다"며 "시플리는 고민 끝에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이 새로운 방향을 이끌 오피니언 편집인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윌리엄 루이스 WP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오피니언 지면이 변한다고 해서 특정 정당의 편에 서는 건 아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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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가운데) 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을 당시의 모습. AFP=연합뉴스
그러나 이와 관련 WP의 경쟁지인 뉴욕타임스(NYT)는 "그간 WP의 오피니언 지면은 진보와 보수 양쪽의 다양한 견해를 반영해왔지만, (베이조스가 발표한) 새 방향은 논조가 보수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베이조스가 제시한 두 가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수적인 오피니언 지면이 추구하는 바와 같기도 하다"고 했다.
WSJ은 이번 발표를 두고 "비평가들은 베이조스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 등의 창업자로서 사업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이번 결정을 한게 아니냐고 추정한다"고 전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칼럼을 통해 "(이번 일은)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베이조스가 WP의 운영 방식에 간섭하는 이미지를 준다"고 했다.
반면 베이조스의 라이벌로 꼽히는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 일론 머스크는 X에 "브라보, 제프 베이조스!"란 글로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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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베이조스의 결정을 환영하며 26일 올린 글. 사진 X 캡처
트럼프 1기 행정부와 껄끄러웠던 베이조스는 트럼프 2기엔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인다는 시각이 있다.
앞서 WP는 지난해 10월 미 대선을 코앞에 두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부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온 WP의 관행을 깬 것으로 베이조스가 트럼프의 재집권을 대비해 이런 조치를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지난달엔 WP의 유명 만평 작가가 자신의 만평이 부당하게 게재 거부당했다고 주장하며 사직했다. 해당 만평은 베이조스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트럼프 취임식에 각각 100만 달러(약 14억원)씩 기부한 것을 풍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이조스의 아마존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생애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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