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는 사옥 팔고, DL이앤씨는 GTX공사 손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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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도 ‘생존 경영’

중견 건설업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도 속속 ‘살아남기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2018년 이후 이어진 건설 경기 불황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면서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자금 확보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사옥을 팔거나 본사를 옮기는 대형 건설사가 늘고 있다. 롯데건설(시공능력 8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사옥 부지 매각에 나선다고 밝혔다. 자산가치가 50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또한 수도권과 지방에 있는 창고 부지와 사업 토지, 리츠(부동산투자사) 지분 매각도 검토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외부 컨설팅에 착수했다”며 “자산 효율화가 이뤄지면 부채비율이 내년에 150%로 낮춰지고 경상이익도 1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17%다. 건설업계에선 통상 200% 미만을 적정 비율로 본다.

DL이앤씨(5위)는 서울 종로구 돈의문 D타워를 떠나 올해 연말 강서구 마곡지구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9위)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있는 본사를 영등포구 양평동으로 옮기는 계획을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10위)과 한화 건설부문(11위)은 각각 진행 중인 광운대역세권, 서울역북부역세권 개발부지로 본사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전국에 사업 현장이 있는 건설사가 굳이 임대료가 비싼 곳에 본사를 둘 이유가 없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임대료가 낮은 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건설사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돈 안 되는 사업에서 손을 떼는 곳도 많다.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에 건설투자자(CI)로 참여했던 DL이앤씨는 최근 민간사업자 컨소시엄에 탈퇴 의사를 전달했다. 같은 사업에 참여한 현대건설(2위) 역시 보유 지분 중 일부를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DL이앤씨 측은 “사업성이 좋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해 1·2월에만 신동아건설(58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등 중견업체의 법정관리행이 이어지면서 불길이 아래(하도급사)는 물론 위(대형사)로 퍼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공사비 급등, 지방 미분양에 따른 미수금 등 대내외적 요인이 겹치면서 경영난에 빠진 건설사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는 “2022년부터 급감한 착공 실적이 올해부터 재무제표에 반영되며 (매출·이익 등) 외형이 감소하는 대형사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재건축·재개발 시장까지 영향권이다.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를 꺼리면서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는 조합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신반포4차 재건축조합은 두 차례나 시공사 경쟁입찰이 무산된 후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1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달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낸 서울 송파구 가락1차현대아파트의 경우 1곳만 신청해 유찰됐고, 최근 2차 공고를 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자칫 출혈 수주전에 참전했다가 실패할 경우 막대한 손실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한 대형 건설사는 최근 서울 정비사업 입찰 경쟁에 실패하며 설계비와 마케팅비 등 2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업체 위기를 업계 전반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면서도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건설사들은 더 꼼꼼히 사업성을 판단해 수주에 나서고, 감원을 포함한 위기 경영으로 기조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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