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 옛날 모습 그대로 만나보는 횡성 풍수원성당과 유물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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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정보

 




한국인 신부가 지은 최초의 성당 풍수원성당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풍수원성당은 신자들이 직접 나무를 패고 벽돌로 만들어낸, 한국에서 4번째로 지어진 성당으로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의 평온함을 주는 곳입니다.
가을날 도시를 떠나, 자연과 어우러져 여유를 느껴볼 수 있는 풍수원성당으로 걸어 들어가 봅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경기도 용인에 살던 40여 명의 신자들이 피할 곳을 찾다가 정착한 곳이 바로 풍수원으로, 
옛 모습이 잘 보존된 풍수원성당은 1982년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되었습니다. 1888년 프랑스 성직자
르메르 신
부가 파견되어 본당을 창설한 뒤, 정규하 신부가 1907년 준공한 것이 지금의 풍수원성당이 되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하루에도 수 백 여명의 신도들이 미사를 보러 온다고 합니다.

 

오늘 횡성 풍수원성당과 유물전시관 이야기를 들려주실 김광홍 해설사님이십니다.
풍수원성당에 얽힌 깊은 이야기를 통해 해설사님의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른 채 푹 빠져봅니다.

 

풍수원에서 풍수원성당을 향해 언덕을 올라봅니다. 1888년에 지어진 풍수원성당 유적지라는 비석을 볼 수 있으며, 조금 더 오르면 풍수원성당 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팻말이 있습니다.
풍수원이라는 마을 이름에는 두 가지의 설이 얽혀있는데, 풍년 풍, 물 수 라는 한자를 썼으며 일년 내내 물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설이 있으며 또 다른 설로는 물이 너무 귀해서 물을 바라는 마음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오르막을 다 오르면 풍수원성당을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빨간 벽돌로 쌓아 올린 벽과 뾰족한 4층 종탑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아서,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로
자주 이용되기도 하며, 2003년에 방영했던 조현재, 수애, 지진희 주연의 드라마 ‘러브레터’의 촬영장소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고딕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주변의 농촌 마을 풍경과도 잘 어울리는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멋을 풍기는 풍수원성당입니다.

 

마침 미사시간이 아니기에 풍수원성당 내부를 들어와보니, 다른 성당, 교회와는 달리 좌식으로 옛 모습 그대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습니다. 성당이 지어진 지도 백 년이 더 지났지만, 아직까지 그러한 옛 모습이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풍수원성당 입구에는 성지 도장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방문한 신도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흔적이 되어줄 성지 도장이기에 손바닥에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여행을 다녀올 때 흔적을 남기는 것도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되기 마련입니다.

 

풍수원성당의 뒤편으로 가봅니다. 사제관으로 사용되었던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벽돌조로 좌우대칭의 평면을 기본으로 장식벽돌들을 통해 건물의 멋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구 사제관은 원형이 잘 보존된 벽돌조 사제관 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2005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제 제 16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내부는 전시관으로 사용되며 바닥은 마루로 마감되고 2중창으로 되어 있습니다.

 

구 사제관 내부에는 풍수원성당에서 보관해오던 귀중한 서적들과 향로와 향 그릇, 성유통과 여러 십자가와 묵주 그리고 제대에서 사용되던 촛대와 제종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1896년~1943년까지 모든 전례에서 사용되던 제의와 까빠, 1887년부터 1915년까지 간행된 기도서, 박해일기, 묵상서 등을 모아 놓았으며 목판본과 활자 인쇄본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구 사제관 밖으로 나와 성당 왼쪽에 조성된 계단의 예수 수난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기도처인 십자가의 길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서 만나볼 수 있는 14점의 그림은 판화가 이철수의 작품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오르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지만, 오르면서 예수 수난이 새겨진 14개의 돌판을 보며 경건해진 마음은 여운처럼 오래 남습니다.

 

십자가의 길 끝에 다다르면 성모마리아와 예수 십자가 상이 있는 넓은 공터를 만납니다.
기도처로 볼 수 있는 이 공터는 주변의 고요함이 더해져 종교를 떠나 누구나 찾아와 묵념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성모마리아와 예수 십자가 상을 지나서 계속해서 걷다 보면 강론광장이라는 커다란 장소를 만납니다.
열린 장소이기에 더 많은 신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강론광장에서는 풍수원 성체현향대회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가 열립니다.
제 93차 성체현향대회에서는 전국 가톨릭 신자 1만여명이 풍수원성당을 찾았다고 하니 풍수원성당의 위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강론광장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유물전시관에 도착합니다. 이곳의 유물들은 박해 당시의 어려웠던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품들로 채워져 있으며 유물기증자는 최수범(베드로)씨 입니다.
들어서기 전에 전시관 앞에 쓰여진 문구 중 한 구절을 잠시 감상해봅니다.

‘할머니가 쓰던 찢어진 것은 꿰매고, 깨진 것은 때우고 하여 아들며느리에게 전하고 손자며느리에게 대를 이어 물려주게 되었습니다. 진작 쓰레기장에 버렸어야 할 보잘것없는 생활도구들이 가난을 벗어나지 못해 고이 간직하였다가 지금은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한 선조들의 숨결로 남아 우리 곁에 소중하고 귀중한 유물로 모아져 있습니다.
 

 

전시관은 제1 전시실부터 홀(HALL)전시실까지 총 4곳의 전시실이 있습니다.
제1 전시실은 당시 서민들이 사용하던 농기구 들을 전시한 곳으로 어르신들에게는 옛 추억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 유물전시관에 전시가 되어있는 유물들은 대부분 전혀 유약은 칠하지 않고 유물 그대로의 자연적인 모습으로 전시되어있는 것이 특징으로 사용한 흔적까지도 그대로 갖추어 정겹습니다.

 

제2 전시실은 옛날 사제들이 미사를 집전할 때 사용하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풍수원성당의 구 사제관에서 볼 수 있었던 가톨릭 물건들이 눈에 띕니다.

 

제3 전시실은 좁은 통로를 따라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장 가운데에는 홈을 만들어 각종 항아리를 전시하였습니다. 홀(HALL)전시실 또한 제3 전시실과 같이 좁은 복도를 이용하여 전시실로 만들었으며 이 전시실을 지나면 유물전시관의 출구가 나옵니다.

값비싼 유물보다,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담았기에 더욱 눈이 가는, 그 때 모습 그대로 간직해온, 역사적 가치가 함께하는 풍수원성당, 유물전시관을 둘러보았습니다. 
가을 단풍의 모습이 함께 어우러져 옛 멋과 계절의 멋까지 더해지는, 풍수원성당으로의 여행을 함께 떠나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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