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짱 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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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100

 

 

 

 

"해성아 !"

 

혜성처럼 나타난 남자아이의 이름은 한해성

짝꿍 여자아이의 남자친구인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때까지만해도

등짝에 새겨진 '빙상부' 세글자가 얼마나 대단한것인지 몰랐다

그저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것인지

파악하는데에만 집중하였다

 

"..이 ... 시발...넘..이......."

 

얼굴 옆부분을 정통으로 맞았는지

귓방맹이 부분에 모래가 묻어있었다

 

최태진은 힘겹게 일어나며 반격을 준비하고있었고

비겁하게도 책상 의자를 집으려 하였다

 

- 딩디디ㅣ리리리리리딩

 

하지만 타이밍 좋게 수업 시작종이 울렸고

우리 반 아이들은 이제야 제정신들이 돌아온듯

부산스럽게 움직이며 자기 책상을 찾아가 앉았다

 

태진아는 수업시간 내내 씩씩거리며 자기 화를 주체못했다

마치 온갖 스캔들 기사를 쏟아냈던 이루를 보는 애비의 심정이었을까.

아니면 비와 함께 충격적 무대를 선보인 La Song의 무관심에 가졌던 분노였을까

알게모르게 최태진은 자신의 이름값을 충실히 행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나는 느껴졌다

그놈의 분노의 화살이 오로지 나에게로만 향해있었다는것을.

 

방과 후 소각장으로 오라는 쪽지를 건네받았다

물론 나는 가지않았다

그냥 이 상황을 피해 집에 있는 엄마한테 가고싶었다

하교 종소리와 함께 쏜살같이 교문을 빠져나와

집으로 가는 지름길인 골목길로 향했다

 

'됐어. 여기만 꺽어 지나가면 집이다 !'

 

점점 불안함은 사라지고 진정되는 마음으로 설레기 시작했다

하루가 참 길었다는 생각과 함께

얼른 엄마의 맛있는 저녁을 먹고 싶었다

 

'내가 짝궁을 참 잘 만난거같아... 그 빙상부 아이도..'

가녀린 손으로 날 지켜주려 했던 모습이 

내 입가에 미소를 가져다 주었다

귀여운 그 소녀의 얼굴이 떠오르자 나도 모르게 부끄러워 어쩔줄 몰랐다

 

 

순식간이었다,

 

기억이나질 않았다

순식간에 뒤통수를 가격당한 뒤로

5명정도의 아이들이 밟기 시작했다

그 뒤에는 아마 최태진이었을것이다

 

정신없이 얻어맞으면서 나는

아픈것보다 서러움이 더 컸다

 

'왜 이렇게 맞아야 하는거지?'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옳은줄만 알았던 부모님의 가르침에 억울한 마음이 들었고

이 좆같은 세상을 더이상 살아가기 싫었다

그냥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해버렸다

그래서인지 몸에서 점점 힘이 빠졌다

이젠 더이상 느껴지는 아픔도 없었고 고통도 없었다

몸과 마음이 말라 비틀어진 느낌이었다

가뭄에 바싹 마른 버드나무 가지에

물 대신 휘발유를 뿌려 불을 붙인 느낌

이 세상, 아니 이 우주 한 가운데에

공허한 암흑속에 나홀로 두둥실 떠돌아다니는 느낌

어떠한 빛도, 어떠한 촉감도, 어떠한 냄새도

느껴지지않았다

내가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 망각한 채 

그저 이대로 영원히 흘러가버리는 인생

 

 

 - 처음과 끝은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내 얼굴을 감싸안으며 연신 괜찮냐고 물어보는 한 소녀와

날 밟고 있었던 5명의 아이들 사이로

최태진 위로 파운딩을 날리는 빙상부의 모습이 보였다

 

 

 

 

 

 

 

 

 

 

 

 

 

 

 

 

눈을 뜨며

내 감각들이 하나씩 돌아왔다

꽉 쥐고 있던 내 주먹 옆으로 고양이털이 느껴졌고

빙상부의 등짝과 그 소녀의 얼굴은

방 안 천장에 새겨지다가 금새 흐려졌다

익숙한 창문햇살과 장농속 옷가지들

그리고 개강 첫날을 알리는 알람소리에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에 손을 가져다 댄다

 

 

 

 

 

'아 시발 지각'

'아 시발 오줌 또 쌌네' 

 

 

 

 

 

 

첫날은 재끼고

빨래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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