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뉴스] “6년근 산양삼 밭 초토화” 멧돼지 습격에 농가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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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일대 야생 멧돼지 산양삼 농가 출몰
수십 억원대 피해 속출… 추가 피해 우려
보상 대상 ‘특용작물’ 제외 포획 지지부진

◇9일 홍천 화촌면 장평리 일대 조재훈씨의 산양삼 밭. 지난 8일 멧돼지 습격을 받아 뿌리가 뽑힌 산양삼이 곳곳에 나뒹굴고 있다. 사진=신하림기자

산양삼 산업 특구인 홍천군의 산양삼 밭이 야생 멧돼지 습격으로 초토화 됐다. 수십 억원대 피해가 발생했지만 유해 야생동물 피해 보상 대상에 산양삼은 포함되지 않아 농가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9일 홍천 화촌면 장평리 산 44-2 일대. 빼곡히 심어져 있어야 할 6년근 산양삼들이 뿌리째 뽑혀 나뒹굴고 있었고, 뿌리가 뜯겨져 나간 산양삼도 널려 있었다. 지난 8일 멧돼지 습격을 받은 조재훈(58)씨의 산양삼 밭이었다. 최근 2주 사이 멧돼지가 잇따라 출몰하면서 조씨는 2017~2018년 파종한 후 애지중지 키워온 산양삼을 대량으로 잃었다. 10만평 중 수 만평이 초토화 돼 재산 피해액만 1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조씨와 같은 피해를 입거나, 불안에 떨고 있는 농가는 5곳에 달한다.

조씨는 “홍천에서 20년 넘도록 산양삼을 키우고 있지만, 멧돼지가 뿌리까지 파헤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올 추석을 기점으로 출하 할 예정이었던 산양삼이 훼손돼 망연자실 할 뿐”이라고 말했다. 당장 올 연말 산주에게 낼 연간 임대료 850만원도 마련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멧돼지 습격으로 뿌리가 뜯겨 나간 6년근 산양삼(오른쪽). 사진=신하림기자

농민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추가 피해 차단에 나서고 있다. 자체적으로 500만원씩 들여 산양삼밭 주변에 해태망을 치고 새벽 2~3시까지 직접 순찰을 돌고 있다. 산양삼 농가 이금옥(67)씨는 “6년 넘도록 정성을 다해 키운 산양삼을 하루 아침에 잃을까봐 잠을 잘 수 없다”며 “멧돼지 포획 작업이라도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천군은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최대 500만원씩 지원하지만 산양삼은 ‘특용작물’로 분류 돼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는 대부분의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홍천군 관계자는 “작물 특성상 면적이 광범위 하고, 정확한 피해액 집계 등이 어렵기 때문에 지원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포획단을 투입해 추가 피해를 막는데 주력하겠다” 말했다.

◇멧돼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농가들은 자체적으로 수백 만원을 들여 해태망을 쳤다. 사진=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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