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뉴스] 생활인구 확보·중기 인력난 해소 ‘은퇴 전문인력’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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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화전농공단지 한 중소기업 사례 눈길
은퇴 전문인력 5명 ‘스마트 공장’ 운영 책임
향후 이주 의사도 있어 … “제도적 확대 필요”

◇홍천 화전농공단지의 식품제조업체인 세준에프앤비 스마트 공장 라인. 이를 총괄하는 핵심 5명은 모두 50~70대 은퇴 전문인력들이다. 사진 왼쪽부터 조기호(54) 생산기술연구소장, 정영웅(70)공장장, 이상효(67)연구소장, 김석길(67)차장, 장재훈(64) 생산기술부장. 사진=신하림기자

【홍천】강원지역의 귀농귀촌인 증가세가 주춤하고, 중소기업 인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장노년 은퇴 전문인력’들이 새로운 유입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홍천의 한 중소기업에 5명이 한꺼번에 정착한 사례가 나오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일 홍천 남면 화전농공단지의 식품제조업체인 세준에프앤비의 제2공장. IT기술을 기반으로 생산 공정이 이뤄지는 ‘스마트 공장(ERP·MES)’ 시스템을 총괄하는 공장장은 국내 대기업 1차 벤더(공급기업)에서 퇴직한 정영웅(70)씨였다.

공정 표준화를 맡는 생산기술부장, R&D를 책임지는 연구소장, 현장 설비를 맡는 차장 등이 모두 해당 분야에서 20년~30년 경력을 가진 60대 은퇴자였고, 설비 프로그래밍을 맡는 생산기술연구소장도 50대 중반에 은퇴하고 화전농공단지로 왔다.

스마트 공장을 도입하고도 가동할 전문 인력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세준에프앤비는 은퇴 전문인력을 5명이나 확보하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한국식품연구원 등에서 근무했던 이상효(67) 연구소장은 “퇴직 전에 비하면 연봉은 60% 안팎 수준이지만, 업무 노하우를 쏟을 곳을 찾아 매우 만족스럽다”며 “홍천에 정착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분야 1차 벤더에서 임원으로 퇴직한 장재훈(64)생산기술부장도 “퇴직자들은 복리후생이 좋은 곳 보다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며 “30년 노하우를 전수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취업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들 5명은 아직 홍천에 전입신고는 하지 않고 주 5일간 거주하는 ‘생활인구’에 해당된다. 하지만 자연환경, 교통편 등에 만족도가 높아 이주도 고려하고 있다.

홍천의 귀농·귀촌인구가 2020년 2,906명, 2021년 2,723명, 2022년 2,447명으로 감소세이고 강원도도 마찬가지임을 고려하면 ‘은퇴 전문인력’ 유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승용 세준에프앤비 대표는 “기술력 확보가 매우 어려운 중소기업에게는 은퇴 전문인력은 단비 같은 존재”라며 “이들이 지방으로 유입될 수 있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천 화전농공단지의 식품제조업체인 세준에프앤비 스마트 공장 라인. 이를 총괄하는 핵심 5명은 모두 50~70대 은퇴 전문인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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