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군뉴스] [인제 기적의 도서관]‘지식·음악·미술’ 한곳에…지역을 살리는 문화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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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1년만에 방문객 10만명 돌파 눈앞
역사 자연 담은 아름다운 내부공간 화제

인제 기적의 도서관의 슬로건은 ‘시간을 넘어 무한한 상상’이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인제 기적의도서관이 개관 1년만에 시골 마을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인제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잡은 모두에게 활짝 열려 있는 공간으로, 도서관 이용자들은 도서관에서 시대를 초월해 좋은 사람과 연결되며 무한히 상상하고 성장한다.

개관 이후 지난주까지 9만9,550명이 방문해 1년만에 방문객 1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자연광이 내부로 들어오며, 2층 높이의 도서관에 햇빛이 쏟아지는 탁 트인 구조다. 원형 로비 공간의 벽면은 책장으로 둘러싸여 있고, 계단을 따라 도서열람대가 기다랗게 놓여있다.

다양한 분야의 장서 2만5,000여권이 비치돼 있으며,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행사들이 연중 열리고 있다.

■역사와 자연을 담다

보통 도서관은 지식을 전달하고, 정보를 얻는 인포메이션 커먼스 기능에 어떤 공간에서든 쾌적하게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러닝커먼스를 구현하는 역할이 기본이다.

인제 기적의 도서관은 여기에 지역의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공간에 녹여내고 도서관 정신으로 담으려 노력했다. 개관 이전부터 오랜기간 공을 들인 산물이다.

도서관 1층 몰입형 미디어실 공간에는 두가지 콘텐츠를 담아 자부심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바로 인제 ‘한계산성’과 ‘오세암’이다.

한계산성은 고려시대 몽골과의 항전지이자 승전지다. ‘고려사’ 기록에 따르면 1259년에, 산성을 지키고 있던 방호별감 안홍민이 야별초군과 함께 적을 모두 섬멸했다. 역사의 굴곡을 오롯이 견뎌낸 정신과 국난극복 승전의 역사를 안고 있다. 또 오세암에는 팔만대장경 인경본이 있었으나 6·25전쟁통에 소실됐다. 1865년 남해선사가 해인사 팔만대장경 인경본을 소에 싵고 설악산 오세암에 봉암했다. 당시 대장경을 통해 ‘후대의 눈을 틔워주고자 한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그 팔만대장경을 만해 한용운 선생이 읽고 위대한 만해사상을 낳았다.

또 인제의 아름다운 자연과 설악을 도서관 복도 ‘미디어월’에 표출시켜 주민들이 지역을 새롭게 보고, 도서관에 견학을 오는 외지인에게도 아름다운 경관을 알리고 있다.

■아름다운 내부 공간에 전국적인 관심

1층 미디어아트실은 공공도서관 최초로 몰입형 미디어아트 공간을 만들어 인제 설악이 담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명품 자작나무숲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여유와 함께 명화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이다. 도서관에 견학 오는 어린이들은 물론, 직접 설악산과 자작나무숲을 오르기 어려운 모든 사람들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또 예술갤러리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 작품과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을 XR-뮤지엄 메타버스 공간으로 구현해 예술작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가 열리는 ‘사랑채’는 인제 전통가옥의 문창살을 그대로 재현했다. 어린이들이 작가들과 소통하고, 토론회와 심포지움을 통해 성장 발전하는 공간이다.

도서관 중앙 로비공간은 확 트인 열린극장과 열린계단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명사 초청 강연이나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어린이실’은 책과 함께 꿈이 자라나는 공간이다. 다양하고 훌륭한 자료들이 어린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2층 종합자료실은 철학, 종교, 사회과학, 순수과학, 기술과학, 언어, 문학, 역사 분야의 책들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좋은 책과 만나는 기쁨을 선사한다.

인제 기적의 도서관은 총 6개의 모둠활동 공간이 있다. ‘듣고, 느끼고, 즐기는’ 음악 작업 공간 뮤직스튜디오, ‘그리고, 만들고, 창작하는’ 미술 작업 공간 아트스튜디오, EBS 콘텐츠를 통해 세상을 ‘검색하고, 찾고, 발견하는 ‘Media*EBS 공간’, 읽고, 쓰고, 배우고, 경험하는 ‘프로그램 및 교육 공간’과 만나고, 묻고, 토론하는 동아리 활동 공간이 있다.

지역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소개하는 ‘인제특화콘텐츠’와 ‘인제군 메모리(아카이브)’를 개발해 홈페이지를 통한 대국민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기적의 도서관 1주년 기념 행사도 다채롭다. 백년아이’의 저자 김지연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22일 오후 2시에, 클래식기타 듀오현의 열린콘서트가 29일 오후 3시30분에 각각 진행된다.

심민석 인제 기적의도서관장은 “관광객들이 주변 관광지에 왔다가 기적의 도서관을 찾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을 보러와서 다른 곳도 들른다고 할 정도로 많이 변했다”며 “도서관이 기술의 혁신과 변화 속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기대어 쉴 수 있고 연대하고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바로 옆 문학관과 박물관 구경도

도서관 옆에는 박인환문학관과 산림박물관이 나란히 위치해 있어, 코스 여행을 하기 안성맞춤이다.

박인환문학관은 한국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운동의 발상지다. 영원한 청춘의 시인, 한국의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박인환 선생의 예술혼이 스며들어 있다. 일반적인 문학관과는 달리 시인의 연대기나 유작 유품을 전시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시인이 활동하던 서울의 당시 모습을 마치 드라마 세트장처럼 현장감 있게 재현해 놓았다. 시인이 직접 운영하던 서점 ‘마리서사’와 ‘유명옥’이라는 빈대떡집, 다방 ‘모나리자’와 ‘동방싸롱’, 대포집 ‘은성’ 등을 둘러 보다보면 1950년대로 돌아가 서울 거리를 걷는 듯하다. 문학관 앞 시인의 흉상 품안에 들어가 앉으면 시인의 시가 잔잔하게 흐른다. 박인환의 길은 시인의 작품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산촌민속박물관은 사라져가는 인제군의 민속문화를 체계적으로 보전 전시하기 위해 2003년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산촌 민속전문 박물관이다. 1960년대 산촌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모형과 실물, 영상을 통해 전시되고 있다. 산촌의 사계절의 생활과 식생활, 고단했던 겨울맞이 등을 볼 수 있다. 불과 50여년전의 생활상인데도 누군가에겐 그리움을, 누군가에겐 새로움을 준다. 옛이야기가 담긴 전시와 영상으로 어르신들에겐 추억의 장을, 아이들에겐 근대 산촌 문화가 담긴 교육의 장을 선사한다. 비록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마음만은 풍요로웠던 산촌사람들의 삶이 잘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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