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뉴스] "수집품은 많은 이들이 보고 즐길 수 있어야"…故 유용태 선생 뜻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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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태 고문이 강원일보에 맡긴 고서적 '규장전운' 원주시에 기증
차강 박기정 선생 '수택본' 의미 더해…고대국어 연구 사료가치 커
평생을 고미술품 수집을 통해 '강원의 미(美)'를 알리기 위해 헌신했던 고(故) 유용태 강원고미술연합회 고문의 수집품이 원주시에 전달됐다.
강원일보는 25일 시청에서 유 고문이 생전에 강원일보에 기증한 고서적 '규장전운(奎章全韻)'을 원강수 시장을 통해 기탁했다. 이날 기증된 책은 일제 강점기 시절인 1915년 발행됐다.
'규장전운'은 1796년 조선 정조 임금이 이덕무 등 규장각 문신에게 명해 간행한 한자 운서로, 당시 중국 한자음과 우리나라 한자음 등 고대 국어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2003년 한국어세계화재단(2012년 세종학당으로 개편)이 100대 한글 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특히 이날 전달된 규장전운은 독립운동가이자 서화가인 차강 박기정(1874~1948년) 선생의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수택본(手澤本·소장자의 손때가 묻은 책)으로 의미를 더한다. 차강 선생은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서화 스승으로 알려졌다.
◇'규장전운' 표지(사진 왼쪽)와 속지
지난해 8월12일 91세로 세상을 떠난 유용태 고문은 한해 전인 2022년 강원일보에 이 책을 기증했다. 생전에도 '수집품은 충분히 즐기다가 원소장처에 돌려주거나 많은 이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공공박물관 등에 기증해야 한다'는 아버지 유석조 선생의 유훈에 따라 1만여점의 수집품을 공공미술관·박물관에 기증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이어왔다.
강원일보는 원소장자인 유용태 고문의 뜻에 따라 기증을 결심, 차강 선생의 작품과 사료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원주시립박물관을 소장처로 정했다.
◇'규장전운' 속지. 책자 위쪽에 차강 박기정 선생이 쓴 글씨가 쓰여져 있다.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은 "고 유용태 고문과 강원일보는 각별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특히 선생의 역작인 고미술 전문서적 '강원의미'를 3권에 걸쳐 발간하는 등 강원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정신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선생의 1주기를 앞둔 시점에서 강원일보에 맡긴 고서적을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원강수 시장은 "귀중한 문화유산을 기증해 주신 큰 뜻에 감사하다. 원주역사박물관에 전시 자료로 활용해 ‘규장전운’의 문화적 가치가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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