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3보]'최대 190㎜ 물폭탄' 충북 옥천서 축대 붕괴…50대 남성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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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 1시간 동안 55.5mm 폭우…시설 피해·농경지 침수 우려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위리 일대 하천 범람…마을 주민 19명 고립
충남지역 곳곳 산사태와 주택 붕괴 위험 커져 주민 136명 긴급대피

◇호우경보가 발효 중인 8일 오전 산 비탈면 붕괴로 토사가 흘러내린 충북 옥천군 옥천읍 한 주택에서 5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4.7.8 [옥천소방서 제공]

최대 190㎜의 물폭탄이 쏟아진 충북 옥천에서 절개지 축대가 무너지면서 50대 남성 1명이 숨지는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산사태 위험도 커져 주민들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거나,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3분께 옥천군 옥천읍에서 "비 상황을 살피러 나간 남편이 보이지도 않고 연락도 안 되는데 집 뒤편의 산이 무너져 내려 있다"는 아내의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이 집 뒤편에서 굴착기 등을 동원하는 등 약 11시간 동안 이어진 수색 끝에 숨진 A(57)씨를 발견했다.

사고는 약 7m 높이의 절개지 축대가 빗물에 붕괴하면서 쏟아져 내린 10t가량의 토사가 A씨를 덮쳐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은 오전과 낮 한때 호우 경보가 발효되고 18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충남에서도 산사태와 주택 붕괴 위험이 커져 주민 136명이 긴급대피했다.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충남 논산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연산면, 양촌면 등 산사태 취약지역 125곳의 주민 231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려 127명이 인근 마을 회관으로 대피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104명은 귀가했지만, 23명이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주택가 인근 옹벽 붕괴 사고가 난 천안시 목천읍 주민 3명, 주택이 무너진 보령시에서는 2명의 이재민을 포함해 6명이 긴급 대피했다.

충북 보은군, 옥천군, 영동군 등지에선 산사태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57명이 마을회관에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5시 50분께는 대전 중구 중촌동의 한 하상도로가 침수돼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트럭 운전자(70대)의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긴급구조에 나섰다.

오전 9시 26분께 대전 서구 가수원동의 한 하상도로에서는 '물에 잠긴 차 시동이 꺼졌다. 사람이 타고 있는데 내리지 못한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8일 오전 경북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침수된 가운데 소방 관계자가 침수된 마을에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2024.7.8 [경북소방본부 제공]◇8일 오전 경북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침수된 가운데 소방 관계자가 침수된 마을에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2024.7.8 [경북소방본부 제공]

앞서 오전 3시 10분께는 집중호우로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위리 일대 하천이 범람하며 인근 마을 주민 19명이 고립됐고, 이 중 8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대피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주택가 논밭이 모조리 물에 잠긴 마을에서 주민들은 휴대전화에 의지해 서로의 생사를 확인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고립된 주민을 등에 업고 물이 찬 마을을 빠져나오는가 하면, 탈진한 주민들을 리어카에 태워 나르기도 했다.

허리춤 깊이까지 올라온 흙탕물이 주택 바로 앞까지 밀려오자 대원들은 이를 헤치고 남은 주민들을 수색하기도 했다.

임동면 외에도 안동에서는 남후면 2명·와룡면 2명·용상동 1명이, 영양군 입암면에서도 1명이 각각 구조됐다.

인근 야산에서 흘러 내려온 토사에 주택 다수가 파묻힌 영양군 임압면 일대 주민들 수십명도 무너져 내린 집과 세간 살림을 뒤로하고 몸을 피해야 했다.

안동시 상아동과 와룡면 산야리를 잇는 도로, 안동시 임동면 중평삼거리와 영양군 입암면 방향 도로 등 경북 북부 지역 도로 곳곳이 침수로 통제되면서 소방 당국은 추가 고립이나 대피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는 오전 1시 3분부터 오전 4시 3분까지 3시간에 113.0㎜, 오전 3시 3분부터 오전 4시 3분까지 1시간에 55.5㎜ 비가 쏟아졌다.

안동시 옥동에는 오전 3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52.5㎜, 3시간 동안 103.0㎜가 내렸다.

이날 새벽 이 일대에는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는 처음이다.

주민 대피 조처를 마친 경북도는 현재 호우로 인한 시설·농작물 피해 현황을 집계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강한 장맛비가 반복됐던 대전·충남·세종 지역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가로수가 쓰러지고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 신고 150여건이 이어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충남 보령과 홍성 지역 농경지 13.3㏊가 물에 잠겼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대전·충남 지역 비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8일 오후 경북 영양군 입암면 금학리 한 마을의 가정집이 집중호우로 무너져 내린 토사에 파묻힌 가운데 주민이 토사 더미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오전 3시 41분께 대전 서구 장안동 한 도로에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오전 4시 31분께 대전 중구 사정동 복수교 밑에 텐트가 설치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확인에 나섰으나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안전 조치했다.

대전시는 지역 모든 하상도로를, 충남도는 공주 제민천 산책로 등 천변 산책로 14곳과 아산 천안천 세월교 등 다리 33곳, 홍성둔치주차장 등 8곳을 통제 중이다.

세종시는 침수 도로 신고가 집중되자 이날 오전 9시 45분을 기해 읍면동 마을버스 28개 전 노선 운행을 중지하고, 재난 문자를 통해 안내했다.

또 읍면 지역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운영 중인 원도심 수요응답형 버스 '두루타' 운행도 중단했다.

지난 6일 오후 9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북 상주 240.3mm, 안동 233.7mm, 영양 221.0mm, 충북 옥천(청산) 227.5mm, 대전(오월드) 200.0mm, 논산 197.5mm 등을 기록했다.

현재 경북 상주, 문경, 예천, 영주에 호우 예비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기상청은 오늘 밤까지 많은 비가 쏟아진 충남, 충북, 경북 지역에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옛 경기도청 인근 팔달산로에서 관계자들이 장맛비에 쓰러진 나무를 치우고 있다.

이번 장맛비는 정체전선과 전선상 발달한 저기압 영향으로 10일 밤까지 이어지겠다. 다만 호남과 경남 일부는 9일 오전에서 저녁까지 비가 소강상태일 때가 있겠다.

9~10일에는 강원동해안·제주(예상 강수량 20~60㎜)와 서해5도·울릉도·독도(10~40㎜)를 제외한 전국에 30~80㎜ 비가 예상된다.

경기남부, 강원남부내륙, 강원중남부산지, 충청, 호남, 경북북부, 경남서부 등에는 최대 120㎜ 이상 비가 예상된다.

정체전선 위치와 전선상 발달한 저기압의 강도에 따라 비가 오는 지역과 시점, 강수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수치예보모델들 전망치 간 차이도 비교적 커 기상청이 제시하는 예상 강수량 범위 폭도 넓은 상황이다.

장마 시작 후 많은 비가 내려 그 영향이 누적된 상태인 만큼 '예상 강수량 최대치'를 기준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국 대부분 지역에 '경계' 단계 산사태 위기경보가 내려진 상태여서 산사태를 조심해야 한다.

지역별로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와 이때 시간당 강수량은 수도권 '9일 밤에서 10일 아침까지 30~50㎜', '강원내륙·산지 10일 새벽에서 오전까지 30~50㎜', 강원동해안 '10일 새벽에서 오전까지 20~30㎜', 충청 '9일 새벽에서 아침까지 20~30㎜'와 '10일 새벽에서 아침까지 30~50㎜' 등이다.

호남은 '9일 새벽에서 오전까지'와 '9일 늦은 밤에서 10일 아침까지' 각각 시간당 20~30㎜와 30~50㎜, 영남은 '8일 밤에서 9일 아침까지'와 '10일 새벽에서 오전까지' 시간당 20~30㎜씩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을 불문하고 취약 시간대인 야간에 폭우가 전망된다. 고온다습한 공기를 공급하는 하층제트가 강해지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하층제트는 고도 750~1천500m에서 10~12.5㎧의 속도로 부는 빠른 바람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장마철 정체전선상 발달한 저기압에 동반돼 나타날 때가 많다.

◇광주지역에 폭우가 내린 8일 오후 광주천 징검다리가 세차게 흐르는 물에 잠겨 있다.

10일까지 대부분 지역은 정체전선에 영향받겠지만, 제주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놓여있겠다.

이에 전국적으로 기온이 평년기온을 웃돌아 무더운 가운데 제주는 체감온도가 최고 33도 내외까지 오르는 등 다른 지역보다 더 덥겠다. 제주엔 9일까지 열대야도 나타나겠다. 현재 제주북·동부에는 폭염경보, 제주북부중산간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남부지방도 9일 최고체감온도가 31도 내외까지 상승하겠으며, 10일에는 대부분 지역 체감온도가 31도 안팎에 달하겠다.

9일 아침 최저기온은 22~26도, 낮 최고기온은 25~30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도시 예상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은 서울 23도와 27도, 인천 22도와 26도, 대전 23도와 27도, 광주 24도와 29도, 대구 25도와 29도, 울산 25도와 29도, 부산 24도와 27도다.

당분간 대부분 바다에 해무가 끼겠다. 서해상·남해상·제주해상은 해무가 더 짙게 끼겠는데, 이 안개가 해안으로 유입되면서 중부서해안·전남해안·경남해안도 9일 오전까지 안개로 뒤덮이겠다.

서해상과 동해상에 당분간 돌풍이 불고 천둥과 번개가 치겠으며 동해먼바다에 8일 밤부터 9일까지, 서해상과 제주남쪽먼바다에 9일 밤부터 풍랑이 거세지겠다. 10일에는 대부분 해상에 악천후가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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