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대청봉] 정선아리랑의 비상(飛上)

본문

김영석 정선주재 부국장

민초들의 삶의 노래였던 정선아리랑이 세계인들에게 감동으로 다가가는 ‘비상(飛上)’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대회에서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정선아리랑이 세계 3대 공연축제인 호주 애들레이드 프린지 페스티벌 참가에 이어 오는 8월 영국 애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정식 초청되며, 이제는 ‘세계화’라는 목표에 성큼 성큼 묵직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정선아리랑은 정선에서 예로부터 전승되어 오고 있는 구비민요로, 1971년 강원도 무형문화재 1호로 지정됐고,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2015년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재된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유 문화유산이다.

공식 채록된 가사 수만 1만여 수가 넘을 정도여서, 기록상 현존하는 지구촌 최대의 구비문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대다수의 학자들이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발생된 정선아리랑을 모든 아리랑의 시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전문 소리꾼에 의해 창작된 소리가 아닌 오로지 민초들의 삶 속에서 자연히 발생됐고, 수천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노랫말이 만들어지고, 누구나 부르는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문화’ 그 자체다.

하지만 대중가요나 트로트와 달리 정선아리랑은 꾸준한 대중화와 전승·보급·교육을 실시해도 세계화는커녕 국내 대중화조차 쉽지 않았다.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K-POP 역시 무관심 속에서 홀대 받던 ‘시작점’이 있었다. K-POP의 원조격인 원더걸스는 2008년 노바디(Nobody)라는 곡으로 큰 인기를 끈 후 2009년 미국 시장에 도전했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그나마 성공적으로 평가 받는 공연이 2012년 뉴욕 해머스타인 볼룸 공연으로 관객수는 3,500명이었다.

이듬해 방탄소년단(BTS)이 워드투어를 진행하면서 한국과 일본 태국에서 10회에 걸친 공연에 5만 명을 모았고, 매년 2배 이상의 관객수를 보이더니 2018~2019 월드투어 ‘Love Yourself World Tour’에서는 22개국 91회 공연에 200만 명의 관객이 몰려 열광하는 등 K-POP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K-POP의 성공을 사례로 들며 ‘아리랑의 세계화’를 위한 조건에 ‘국제 축제와 행사에 대한 참여’, ‘디지털 플랫폼의 활용’,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국제 파트너십 강화’ 등을 손꼽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정선군과 (재)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인터넷은 물론 각종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정선아리랑의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전승·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정선아리랑을 배우고, 이해하고, 미래 세대에 전달하는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제 정선아리랑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시대상에 맞는 변화와 대중화, 세계화에 노력해온 결과다. 뮤지컬극을 도입하고, 상상을 자극하는 이야기, 감동을 유발하는 멋진 연출이 만들어낸 정선아리랑 뮤지컬 퍼포먼스 ‘아리아라리’가 그 중심에 있다.

해외시장의 개척점이라 할 수 있는 ‘2023 호주 애들레이드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는 세계 6,000여 참여 작품과의 경쟁을 뚫고 ‘연극 및 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찬사를 받았다. 오는 8월에는 또 다른 세계 3대 공연축제인 영국의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됐다. 에든버러 축제에서 가장 큰 1,0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한 달 동안 23회의 공연을 맡을 정도로 그 규모나 중요성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K-POP이 문화적 차이와 언어적 장벽, 현지화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계인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처럼, 영국 애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정선아리랑 뮤지컬 ‘아리아라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 K-뮤지컬로서 세계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길 기대해본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1,747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