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속보]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총 11명…경기 여주 점동면 '40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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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고기압' 한반도 뒤덮어…한라산 빼고 전국에 폭염특보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 1천546명…3일 하루만 154명 달해
무더위 광복절 무렵까지 최소 1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

◇폭염 위기경보 '심각' 사진=연합뉴스

제주 한라산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4일 경기 여주 점동면이 올 여름 최초로 '40도'를 기록했다.

40도를 넘어선 것은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의 기온이 41도까지 치솟은 이후 6년만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는 현재까지 총 11명으로 파악됐다.

온열질환은 폭염에 오랜 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열사병, 열탈진, 열실신, 열부종, 열경련 등의 질환이다.

3일까지 발생한 전체 온열질환자 1천546명 중 남성은 1천204명으로 전체의 77.9%, 여성은 342명으로 22.1%였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94명(19.0%)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60대로 263명(17.0%)이었다. 40대가 219명(14.2%), 30대는 195명(12.6%)였다.

온열질환자의 31.4%(485명)는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온열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오후 3∼4시(11.9%)였다. 이어 오후 2∼3시가 10.9%였다. 새벽부터 아침 시간대인 오전 6∼10시도 9.9%나 됐다.

온열질환 최다 발생 장소는 실외 작업장(29.6%)이었다. 논밭이 15.9%, 길가가 9.4% 등 전체 발생 건수의 79.6%가 실외에서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3일 오후 4시 54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밭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해 밭에 쓰러진 50대 여성 A씨의 상태를 확인했더니 체온이 41도로 의식이 없었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은 뒤 대구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당일 밤 끝내 숨졌다.

경남도는 A씨가 홀로 밭일을 하다가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2시 5분께에는 역시 폭염특보가 발령된 창녕군 창녕읍 갓길 나무판자 위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쓰러져 있던 70대 여성 B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B씨는 이날 새벽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B씨는 열사병에 의한 급성심정지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경남지역에서는 이번 여름 온열질환 사망자가 4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3일까지 경남에서 집계된 온열질환자(사망자 포함)는 총 18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온열질환자 110명보다 더 많은 수치다.

또 3일 오후 광주에서는 서구 금호동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밭에서 일하던 80대 여성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발견 당시 이 여성의 체온은 42도로 측정됐으며, 열경련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에도 경남 밀양에서 60대가 밭에서 일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연합뉴스TV 제공]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전국 507개 응급실 의료기관이 신고한 온열질환자는 386명이다.

일일 온열질환자 발생 숫자는 이달 1일 처음 1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주말인 3일에는 154명까지 치솟았다.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이 시작된 5월 20일부터 8월 3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누적 온열질환자는 1천546명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는 현재까지 총 11명으로 사망자의 절반가량인 5명은 지난 2일(2명)과 3일(3명) 나왔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49분께 경기 여주 점동면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았다.

현재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주변을 덮고 있다. '이중 고기압'이 이불처럼 한반도를 뒤덮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티베트고기압이 차지한 대기 상층은 고기압권에서 발생하는 '단열승온' 현상에 따라, 중하층은 북태평양고기압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내리쬐는 햇볕에 공기가 달궈지면서 기온이 높다.

'단열승온'(斷熱昇溫)은 단열 상태에서 공기의 부피를 수축시키면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즉 대기 하층부터 상층까지 전 층에 뜨거운 공기가 가득 찬 상황이다.

기상청은 밤마다 열대야가 나타나는 무더위는 광복절 무렵까지 최소 1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4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땀띠공원 일원에서 '2024년 평창더위사냥축제'가 열리고 있다. 2024.8.4 [평창군 제공]

지난 1994년과 2018년에도 지금처럼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더 강하게 발달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으면서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다.

1994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2018년에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더 강하고 폭넓게 발달했다. 2018년 폭염이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이유다.

국내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래 최고기온이 기록된 해도 2018년이다.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의 기온이 41도까지 치솟았는데, '처음 나타난 수치'에 기상청 직원이 현장에 가서 '참값'인지 검증하기도 했다.

기온이 40도 이상을 찍은 사례는 여태까지 총 7차례다. 지난 1942년 8월 1일 대구(40.0도) 사례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2018년에 발생했다.

2018년 기온이 40도 이상인 사례는 한번을 빼면 모두 8월 1일에 나타났다.

2018년 8월 1일 서울 기온도 아직 서울 기온 역대 최고치인 39.6도까지 올라 40도에 육박했다. 이는 당시 상황과 관련이 있다.

◇전국에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4일 강원 홍천군 서면 홍천강에서 피서객들이 수상 레포츠를 즐기고 있다. 2024.8.4

2018년 여름 장마는 7월 11일에 매우 일찍 종료했다. 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무더위도 일찍 시작했다.

그러다가 7월 24일 제10호 태풍 암필이 중국에서 소멸하면서 태풍에 동반된 고온의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돼 폭염이 심화했다.

이후 7월 29~31일 일본에서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약화해 국내로 동풍이 불어 들면서 '사상 최악의 폭염'이 발생했다. 동풍이 백두대간을 넘으며 한층 뜨거워져(푄 현상) 산맥 서쪽의 더위를 부추긴 것이다.

올여름 폭염이 2018년 폭염에 못 미치는 이유를 하나 꼽으면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열을 수송하는 '태풍'이라는 변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8월 초로 여름이 길게 남아 있어 올여름 폭염이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될 여지가 없지는 않다.

우선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위에 포개진 가운데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는 '열이 들어오기만 하고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태', 즉 열이 계속 축적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또 현재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최성기'가 아닐 수도 있다.

두 고기압 세력이 가장 강할 때 폭염도 최성기에 이르는데, 8월 초에 두 고기압이 최성기를 맞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앞으로 더 심한 폭염이 닥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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