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피플&스토리] "빈농 아들, 대기업 임원까지… 고향 도움 잊지 않고 평생 나눔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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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는 리더' 꿈꾸는 홍천출신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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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내촌면 소작농집에서 태어나 막노동하며 학비 벌어
대학시절 '강원학사' 도움, 고향 선후배와 함께 생활 행복
고향·모교 등 29년간 3억 넘게 기부, 홍천군민대상 수상
네옴시티·우크라 재건 등 탁월한 국제사업 수행 능력 호평

◇2024 홍천군민대상을 수상한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사진 오른쪽).

“예수님도 고향에서 대접받지 못했다는 말이 있는데 이렇게 훌륭한 상을 주심은 이제부터 고향을 제대로 살피고 겸손하라는 계시가 아닐까 합니다…. ”

지형근(58)삼성물산 부사장이 고향인 홍천에서 ‘2024 홍천군민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감격하며 전한 첫 소감이다. 최근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서 만난 지 부사장은 세계적 기업 삼성그룹의 평사원으로 시작해 삼성물산의 실무 총괄 책임자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받은 수많은 표창과 감사패 가운데 이번 군민대상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했다. 늘 고향에 보은하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실천해 온 그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훈장’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근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해 온 지 부사장의 인생관을 보여준 한 단면이다.

◇최근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서 만난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이 자신의 삶과 가치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빈농의 아들, 삼성의 핵심 임원이 되다=굴지의 기업인 삼성물산의 핵심 임원인 지 부사장의 어린시절은 모두들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특히나, 소작농으로 가난했다.

강원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홍천군 내촌면에서 소작의 아들로 태어나 힘겨운 학창시절을 보냈다. 집에서 수 ㎞ 떨어진 와야초교와 팔렬중을 걸어다녔고, 춘천의 강원사대부고, 경희대 경제학과와 경영대학원, 서강대 경제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 최고지도자과정을 수료하는 등 끊임없이 향학열을 불태우며 자기를 담금질했다.

대학생활 중에는 막노동 현장에서 일을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그 기간 원자력발전소와 지하철 건설현장 등에서 소위 '막노동'을 하면서 학업을 이어갔고, 그 과정에서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주위를 살피는 시각을 넓혔다.

집안 형편이 극도로 어려웠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은 지 부사장에게 더 도전의 욕구를 이끌기에 충분했다. 세상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장교로 군 생활하겠다며 학군단에 입단했다. ROTC(학군사관후보생)로 군 입대를 한 후 리더로서의 역량까지 자연스럽게 갖추게 됐다.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의 군 복무시절(ROTC 27기) 모습.

타고난 성실함에 강한 추진력, 주위를 살피는 온정까지…. 자연스럽게 체화된 '공감능력'은 199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이후에 더욱 빛을 발하며, 그룹 미래전략실 등 핵심 부서의 자원으로 승승장구했다. 마침내 2021년 12월 전무에서 부사장 자리에 올라 국내와 해외 비즈니스의 관리역할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한국 재건협력단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동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현지에서 '한-우 재건협력 포럼'을 열어 양국 정부가 중점 추진할 6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당시 한국 정부의 재건 협력단에 참여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인사 나누는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사진 왼쪽).◇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한국 재건협력단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동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현지에서 '한-우 재건협력 포럼'을 열어 양국 정부가 중점 추진할 6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당시 원희룡 국토부장관과 함께 한국 정부의 재건 협력단에 참여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인사 나누는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지난해 대통령의 카타르 국빈방문 당시 동행하여 현지 경제자유 구역청에서 현장을 살피는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

■ 탁월한 국제사업 수행 능력 한국과 고향 강원도의 위상을 높이다-=지 부사장은 삼성물산 임원으로서 국제사업을 수행하는데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강원도 출신의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지난해 1월에는 70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를 추진하는 사우디 국부펀드 총재와 면담을 갖고, 관련 모듈러 협력 상세 업무협약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수행했다. 또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위해 같은 해 5월에는 폴란드에서 한국-폴란드-우크라이나'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특히 지난해 9월에는 전쟁이 극에 달한 매우 위험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극비리에 전격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전후 시장 선점 및 재건사업 참여를 구체화하는 등 한국 기업의 침병으로 위상을 높였다. 올해 4월에는 아프리카 신시장 개척을 위해 르완다에 방문해 아프리카 건설 ·인프라 협력의 초석을 다졌고, 이 밖에도 카타르 태양광 사업, 인도네시아 신수도 사업 등 삼성물산의 굵직굵직한 사업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큰 역할을 수행했다.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이 직접 제작한 소책자 '세상을 이기는 힘'◇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이 직접 제작한 소책자 '세상을 이기는 힘'◇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이 직접 제작한 소책자 '세상을 이기는 힘'

■ "세상을 이기는 힘"을 갖추다=언제 어디서든 지 부사장은 직접 제작한 손바닥 크기의 소책자를 늘 갖고 다닌다. 제목은 '세상을 이기는 힘'. 평생을 살면서 상황에 맞는 선현들의 가르침과 스스로의 깨달음을 담은 98페이지 분량의 휴대용 글모음집이다. 책자는 '리더의 자질'부터 정치 경제 국가/사회 사람/관계 실행/열정 반성/절제 선행/기부 교육/도서 종교 지식/지혜 기타 등 총 12개 주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첫 장 '리더의 자질'에서의 첫 구절은 "명철한 군주는 뭇 신하로 하여금 법을 벗어날 궁리를 못하게 하고, 법 안에서는 은혜를 생각하지 못하게 하여 모든 행동은 법에 따르지 않는 것이 없게 한다.(한비자)"이다.

'세상을 이기는 힘'을 가까이 하는 습관은 언제나 지 부사장이 늘 자신과 주위를 살피고, 소신을 지키며 살기 위해 찾아낸 비법이다. 이를 토대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업 대표 및 중간관리자 등과 우리 사회의 나아갈 품격의 리더에 대해 논하고 설파하고 있다. 지난 6월 강원일보 CEO 아카데미 9기 수료식에서는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갑질문화, 권위의식의 원인과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 리더의 품격을 주제로 한 강의로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지 부사장은 강의에서 "우리나라는 왜 지도자 복은 없냐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가슴이 아프다"며 "공부만 잘 하면 위대했다는 시절에 살아 왔지만, 사회는 윤리 책에 나오지 않는 공감능력과 도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리더는 공부를 많이 하여 해박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점. 리더들은 자신이 번 만큼 기부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 등 경험에서 우러나온 신념을 펼쳤다.

흙수저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간혹 자신의 성공 스토 리를 견주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못배웠다. 게으르다 등 오히려 야박한 처사를 보면서 매번 자기 수양을 한다는 지 부사장이다.

◇강원학사 출신인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사진 왼쪽)이 2022년 서울의 한 식당에서 강원인재육성평생교육진흥원(원장:손인주)에 2,55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는 모습.

■ 끊임없는 기부… 끊임없는 기부… 진정한 '아너 소사이어티'.

대학시절 강원도 출신 대학생들의 향토 기숙시설인 '강원학사'의 도움을 받았다. 지 부사장은 "고향 선후배들이 가까이 있어 마음이 편안했고, 무엇보다 하루 세 끼 식사를 하며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게 너무 행복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는 "자신을 있게 한 곳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갖게 한 또 하나의 소중한 경험이 됐고,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에도 지금까지 29년 동안 회사 급여공제 시스템을 통해 기부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지 부사장이 고향 내촌과 모교, 강원학사, ROTC 장학재단 등에 기부한 총액은 3억원이 넘었고, 2021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스클럽’ 회원 인증을 받았다. 2022년에는 봉사정신을 인정받아 대한적십자사에서 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명절, 절기마다 주변 지인들에게 홍천산 잣. 인삼 한우, 산나물 등 특산물을 선물하면서, 고향 사랑을 실천하고 고향을 널리 알리며 지역 경제에도 기여함은 물론이다. 지 부사장은 "어릴적 할머니는 밥을 지을 때마다 쌀 한 홉을 절미 항아리에 덜어 두셨고, 나중에 집에 찾아오는 가난한 사람과 한센병 환자에게 나눠주셨다"며 "없는 가운데에도 나누려는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도울 수 있다고 깨달았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997년 첫째 아이의 돌잔치 때 선물로 받은 금반지와 금팔찌를 당시 수백만명이 아사 직전이 라는 뉴스를 접하고 북한 어린이들에게 기부한 에피소드 또한 특별하다. 기부 후 한 달여 뒤 집안에 도둑이 들었는데, 귀금속을 찾지 못하자 술병만 깨고 가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기부하지 않았다면 도둑이 귀금속을 가져갔을 텐데 천만다행이었다"며 미소지었다. 이러한 지 부사장의 삶은 지난해 삼성물산 사내 웹진 '어쩌다 인터뷰'를 통해 조명받기도 했다.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과이지 부사장의 부모님이 최근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오며 찍은 사진.

■"지금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힘은 '강원도'라는 고향 덕분"=이제야 알려지고 있는 꾸준한 기부활동과 지역 숙원사업 현실화를 위해 앞장 서 온 지 부사장의 삶은 드러나면 드러날 수록 감동을 준다는게 그를 아는 지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지 부사장은 "늘 겸손해야 하고, 어려운 후배 학생들을 가르쳐 연어와 같이 고향을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싶다"면서 "돈과 지위,명예를 얻으면 반드시 고향에 늘 보은 자세를 갖추도록 어릴적부터 가치관을 형성토록 하는 것이 작은 소명"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강원도라고 하는 고향 덕분”이라며 "남아있는 나의 생도 근본을 잊지 않는 품격있는 리더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싶다"고 꿈을 비쳤다.

■ 지형근 부사장은?

1965년 홍천군 내촌면에서 태어난 지 부사장은 와야초, 팔렬중, 강원사대부고,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경영대학원, 서강대 경제대학원 서울대 법대 최고지도자과정을 수료했다. ROTC 27기로 1991년 육군 중위로 전역한 뒤 1995년 삼성물산에 입사하면서 29년간 자리를 지킨 '삼성맨'이다. 삼성에서는 건설부문 국내영업본부에서 근무를 시작한 뒤 삼성그룹 비서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기획팀 상무, 삼성물산 건설부문 국내영업팀장 상무, 건설부문 상생협력팀장 전무, 건설부문 전략지원실장 부사장까지 핵심 부서를두루 거쳤다. 현재 대한민국 ROTC중앙회 상임부회장 겸 경희대 ROTC총동문회 부회장이며, 강원학사 출신 모임인 '숙우회'의 부회장이다.

이무헌 사회체육부장 xxxxxxxxxxx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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