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뉴스] 숙박·상업시설 무분별한 난립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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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동해안 피서객 유일하게 줄어든 양양]
죽도 해변 상가 신축 잇따라 경쟁적 심야운영에 소음 피해 속출
가족단위 관광 기능 상실…"장기적 정비 '서핑성지' 명성 찾아야"

◇늦은 밤 양리단길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강원일보 DB

속보=올 여름 동해안 해변을 낀 6개 시·군 가운데 지난해보다 유일하게 피서객이 감소한 양양군(본보 20일자 1·5면 보도)의 상황은 숙박 및 상업시설의 무분별한 난립이 불러온 후유증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양양군 현남면 시변리 죽도 일원에 위치한 2곳의 고층 숙박시설을 사이에 두고 1㎞ 가까이 이어진 해변에는 수십여개의 업소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주점을 비롯한 상가들은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야간 운영에 나서면서 서울 유흥가의 한복판을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20일 양양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현남면 일원에서 총 20건의 신축허가가 이뤄진 가운데 9건이 관광숙박시설과 일반음식점 등이다.

특히 나이트클럽과 같은 시설을 갖춘 야외 가건물에서 일명 싸이키 조명으로 불리는 화려한 불빛과 스피커를 통해 밤늦게까지 울려퍼지는 음악으로 인한 소음 피해가 일상이 되고 있다. 또 새벽까지 술에 취한 채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과 과도한 애정행각으로 인해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다시 방문하기를 꺼리는 등 가족 관광지의 기능을 잃었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관광객들은 SNS를 통해 "지난해 아이들을 데리고 갔는데 그 후로 안가고 싶다. 애들이랑 같이 보기 민망해서 가고 싶지 않다" "한 때 바다를 좋아해서 1년에 20번도 더 갔던 양양인데 이제 사시사철 쓰레기 오물더미만 황량한 곳으로 남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안을 따라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건축 허가로 숙박시설과 상가들이 난립하면서 ‘서핑 성지’가 ‘유흥 성지’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서핑 성지’의 모습을 되찾고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대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지윤호 강원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리며 주민이 피해를 보게 되는 '오버 투어리즘'은 콘텐츠의 확장을 불러일으켜야 하는데, 양양의 경우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인구해변의 경우 서핑의 성지의 명성을 되찾는게 중요한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강습과 안전교육, 체험코너 등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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