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피플&피플]삼척출신 전군표 전국세청장, “천재작가 기리는 문학상 첫 수상자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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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이윤기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수상

세무공무원으로, 평생 숫자에 익숙한 삶을 살던 전군표(70) 전 국세청장이 글을 친구삼아 소설가로 변신한 후 내놓은 첫 장편소설로 제1회 이윤기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수상자에 선정됐다. 수상작은 전 전청장이 2021년에 상재한 ‘효옥(난다 刊)’. ‘효옥’은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목숨을 잃은 사육신 성상문의 딸이다.

역사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도 아닌 생소하기만 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는 뭘까. “성삼문의 아내 차산(次山)·딸 효옥(孝玉)은 운성 부원군 박종우에게 주고…(세조실록 5권, 세조 2년 9월 7일)” 조선왕조실록에서 우연히 찾아낸 이 문장 하나가 그만 전 청장의 마음을 마구 흔들었다고 한다.

“원래는 사육신 중 한명인 성상문 그리고 단종과 수양대군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쓰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조선왕조실록에서 발견한 효옥의 상황이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명문가의 규수에서 하루 아침에 노비로 전락한 효옥의 삶이 아름답기를 바라는 마음에 소설을 쓰게 됐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단 두번만 기록된 효옥의 이야기에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이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다. 아무리 픽션이라도 그녀를 둘러싼 시대적 상황, 역사적 사실에 대한 팩트체크와 고증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 소설이기 때문에 자료 수집이 중요했습니다. 사실에 기반해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저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였죠. 진실을 찾아내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소설)준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어요. 아무리 허구라고 하더라도 시대적 상황, 배경은 사실에 부합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글쓰는 일은 녹록지 않은 작업이었다. 글을 쓰고 고치는 퇴고 작업을 무한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완성된 원고만 1,000장(A4지)이 넘었다. 이를 절반인 500장으로 줄였고 최종적으로 300여쪽으로 정제해 책을 완성했다. 전 전 청장은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희망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크고 작은 고통과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효옥이 모진 풍파와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끝끝내 일어서는 것 처럼, 어려운 현실을 살아가는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합니다.”

이윤기문학상 수상과 관련해서는 평소 천재라고 생각한 이윤기 작가를 기리는 상을 탄다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는 영광이라고 밝혔다.

“처음에 수상 소식을 전달받고는 사양을 했습니다. 고맙지만 저에게는 과분한 상이라고 생각습니다. 평소 이윤기 작가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주던 지인에게 수상 소식을 알렸더니 그분이 그러더군요. “지하에 있는 윤기도 좋아 할 것”이라고요. 인연이라고 생각했고, 감사한 마음으로 상을 받기로 했습니다. 큰 영광입니다.”

너무 고생해 다시는 역사소설을 쓰고 싶지 않다고 밝힌 전 전 청장은 글감이 되는 아이디어는 갖고 있다고 밝혔다.

“몇가지 생각은 있지만 아직은 그 생각이 영글지 않았습니다. 글쓰는 것이 힘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감히 엄두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안쓰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써보려고 합니다. 한 권 정도는 더 쓰고 싶긴 합니다.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책을 말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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